“700 경기 뛰겠다”…K리그 개근 김병지 600경기 출장, GK 전설 아로새겨

입력 2012-10-07 22:03

그가 골키퍼 장갑을 끼고 프로축구 K리그에 처음 나선 게 1992년. 이후 울산, 포항, 서울, 경남 유니폼을 입고 21시즌 동안 쉴 새 없이 골문을 지켰다. 불혹을 넘긴 ‘거미손’ 김병지(42·경남FC). 그가 마침내 K리그 최초로 600경기 출장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김병지는 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35라운드 FC서울과의 방문경기에 선발 출장, 1983년 국내 프로축구가 출범한 이래 누구도 밟지 못한 고지에 올랐다. 그는 한 시즌을 교체 없이 모두 소화한 선수에게 주는 특별상을 7차례나 받았을 정도로 자기 관리에 철저한 선수다. 그가 세웠거나 세우고 있는 기록은 하나둘이 아니다. K리그 최초 600경기 출장 외에 K리그 최초 골키퍼 득점, K리그 최초 200경기 무실점, K리그 최다 무실점 등을 기록했으며 현역 최고령 출장 기록은 현재진행형이다. 특히 3년 6개월 11일(2004년 4월3일~2007년 10월14일) 동안 기록한 153경기 연속 무교체 출장은 그의 성실성과 뛰어난 기량을 보여 주는 지표다.

김병지는 13차례나 올스타로 선정돼 공격수 이동국(전북 현대)과 함께 이 부문에서도 최다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각종 대회에서 거둔 성적도 화려하다. 정규리그에서 1996년 우승, 1998년, 2004년, 2008년 준우승, 리그컵 대회에서는 1995년, 2006년 우승, FA컵대회에서는 1998년, 2001년, 2002년 준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술과 담배를 입에 대지 않는 김병지는 “지금 컨디션으로는 4~5년 더 선수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앞으로 목표는 2년 정도 더 뛰어서 700경기를 채우는 것이다”고 의욕을 불태웠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는 서울이 박희도의 결승골을 앞세워 경남을 1대 0으로 꺾고 승점 76점을 확보, 2위 전북 현대(승점 69점)와의 격차를 7점으로 벌렸다. 포항(5위)은 이날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의 방문경기에서 두 골을 터뜨린 김대호와 쐐기골을 넣은 박성호의 활약을 앞세워 3대 0으로 이겼다.

그룹B(하위리그) 경기에선 대전이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케빈의 해트트릭과 테하, 한경인의 골을 묶어 지쿠가 3골을 폭발시킨 강원을 5대 3으로 제압했다. 한 경기에서 양 팀에서 해트트릭이 작성된 건 1994년 동대문축구장에서 열린 LG와 포철의 경기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나온 진기록이다. 전남과 대구는 2대 2로 비겼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