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초소서 ‘탕! 탕!’… 4분만에 南으로
입력 2012-10-07 18:42
북한군 하전사(병사) 1명이 귀순한 6일 낮 경기도 파주 군사분계선(MDL) 남측 초소에는 팽팽한 긴장이 감돌았다. 불과 500m 거리에 있는 북측 초소에서 총성이 울린 것은 오후 12시6분쯤. 6발의 총성이 난 뒤 북측 초소에서 북한군 1명이 튀어나와 남쪽을 향해 달렸다. 총기는 버린 비무장 상태였다.
전방을 주시하고 있던 남측 초소 경비병은 확성기로 “귀순자냐”라고 물었고 북측 병사는 다급하고 겁에 질린 목소리로 “귀순하겠다”고 답했다. 북측 병사는 쏜살같이 달려 MDL을 넘어서 남측 초소로 뛰어들었다. 12시10분쯤이었다. 그는 “경계근무를 서던 중 소대장과 분대장을 사살하고 귀순했다”고 말했다. 이 병사의 신병은 상부 부대로 인도됐으며 현재 합동신문조의 조사를 받고 있다. 나이는 17살로 알려졌으나 정확한 귀순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같은 시각 북측에서는 사고 발생 초소 뒤편에서 작업 중이던 북한 군인들이 서둘러 초소로 내려와 군인 2명을 부축해 옮기는 장면이 우리 군에 포착됐다. 사고 초소는 평소 북한군 3명이 근무한다.
합동참모본부에도 즉각 보고됐다. 합참은 곧바로 위기조치반을 소집했고 김관진 국방부 장관과 정승조 합참의장도 급히 합참 신청사 지휘통제실에 내려가 상황보고를 받은 뒤 북한군 동향을 점검했다. 군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MDL 인근 초소를 관할하는 부대의 경계태세를 강화했다. 사건 발생 후 7일 현재까지 북한군 특이 동향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합참은 위기조치반 가동 인원은 축소했지만 남측 초소를 관할하는 부대는 증강된 경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10년 동안 MDL을 넘어 귀순한 북한군은 이 병사를 포함해 5명이다. 2002년 2월 병사 1명이 AK 소총 2정을 휴대한 채 경의선 도라산역 인근 서부전선을 넘어 귀순했다. 2008년 4월에는 장교 1명이 판문점 인근으로 귀순했고 같은 해 10월 부사관 1명이 강원도 철원군 철책을 넘어와 귀순 의사를 밝혔다. 2010년 3월에도 부사관 1명이 동부전선 MDL을 넘어왔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