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추양세미나-이모저모] “목사님들,책좀 그만 읽으세요”

[미션라이프] 지난 4~6일 강원도 속초시 설악동 추양하우스에서 열린 ‘2012 추양 세미나’는 강사들의 목회 철학과 비전 등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이성희(서울 연동교회), 홍정길(남서울은혜교회 원로), 이재훈(온누리교회) 목사 등이 주강사로 나섰다.

○…“목사님들, 이제 책 좀 그만 읽으세요.”

‘원로목사’ 직함을 단 홍정길 목사의 충고다. 세미나 기조강연자로 나선 홍 목사는 “요즘 너무나 많은 목회자들이 쏟아져 나오는 책 속으로 도망가고 있다”면서 “그것이 자신의 실력을 키운다고 생각하는데 크나 큰 착각”이라고 우려했다. 홍 목사는 “개신교 관련 책들을 포함해 요즘 책들은 쉬운 내용으로 책장이 쉽게 넘어가는 게 대부분인데, 그런 책들은 위험하다”면서 “오히려 그보다는 하나님을 향한 깊은 묵상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목사는 “한경직 목사님이 강하신 이유는 그가 붙잡은 주님의 은혜가 강한 것이었다”면서 “눈앞에 보이는 성공과 실패에 매달리는 요즘 목회자들에 대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번 주 목회서신 제목은 ‘브라우니’. 그 다음주는 ‘말춤’이에요”

이성희 목사는 요즘 대중문화계에서 최대 이슈로 꼽히고 있는 키워드를 목회서신의 주제로 삼았다고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브라우니’는 요즘 KBS의 인기 개그 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한 코너에 등장하는 개 인형이다.

주일 저녁 개그콘서트를 꼭 시청한다는 이 목사는 “브라우니에 대해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뭐라고 해도 대꾸하지 않는(인형이라 대꾸할 수 없는)게 재미있기 때문”이라며 “설교에도 이야기를 입히고 경건하면서도 즐거움을 맛볼 수 있는 요소가 필요하다. 예배와 설교에도 ‘브라우니’ 요소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이어 “개그콘서트를 보면서 요즘 젊은이들의 코드와 사고를 읽을 수 있다. 그걸 읽지 못하면 그 세대를 공감하기 힘들다”면서 “그 다음 주 목회서신은 요즘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싸이의 노래 ‘강남스타일’에 등장하는 ‘말춤’으로 준비했다”고 소개했다.

이 목사는 “강남스타일 동영상을 몇 번 보면서 연구해봤다”면서 “전 세계가 강남스타일에 열광하고 있는데 사실 춤이나 노래 가사는 그렇게 특별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강남스타일보다 복음이 더 재미있는데, 교회의 워십 댄스에는 왜 사람들이 열광하지 않는지 의문이 들었고, 강남스타일에 열광하는 원인을 잘 분석해 활용하면 복음을 전하기도 쉽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재훈 목사는 직전에 담임을 맡았던 고 하용조 온누리교회 목사와 한경직 목사 사이의 끈끈한 관계 일면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 목사는 “하 목사님은 목회 일을 하시면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마다 한 목사님이 계시는 남한산성 우거처를 찾아가셨다”면서 “한 목사님이 귀한 멘토셨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하 목사의 일화 한토막도 소개했다. 오랜 기간 투병생활을 했던 하 목사가 신병 치료차 서울 일원동 삼성의료원에 들렀을 때였다. 문득 암환자 병동의 환자들을 위로하며 기도해주고 싶다고 생각한 하 목사의 격려 가운데 환자들이 큰 은혜를 받았던 메시지는 한마디였다고 한다. “저는 간암수술을 4번한 사람입니다.”

속초=글·사진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