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글속 세상] 와~ 세상에… 직업 정말로 많네! 그럼, 나 어른되면 무슨 일 하지?

입력 2012-10-07 18:19


꿈나무들의 직업체험 프로그램 ‘한국잡월드’

9298개.

2012년 한국직업사전에 수록된 우리나라 직업의 숫자다. 탄소배출권거래컨설턴트, 애완동물장의사, 무형재산권임대관리원 등 새로운 직업이 생겼고 브라운관개발원, 타자기검사원, 전화교환원 등이 사라졌다.

직업의 소중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고, 진로 교육에 대한 관심은 점점 더 커져가고 있다. 그런데 중고생 세 명 가운데 한 명은 장래 희망이 없다는 충격적인 한국고용정보원 조사결과 발표가 나왔다. 한국교육개발원의 설문조사에는 학부모 절반 이상이 학교에서 진로교육을 더 중시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올해 5월 경기도 분당에 개관한 ‘한국 잡(job)월드’는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으로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직업체험을 실시하는 곳이다. 어린이 및 청소년체험관, 직업세계관, 진로설계관으로 구성되어 있고 78개 체험실에서 총 109개 직업을 경험할 수 있다. 직업체험 외에도 직업심리검사를 통해 적성과 소질을 탐색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하루 평균 3000명이 방문해 문을 연지 4개월만에 누적고객이 40만명을 돌파했다. 그만큼 진로에 관심이 많다는 뜻이다. 연간 100만명이 훨씬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일 직업체험장에서 만난 경기도 남양주시 판곡초교 6학년 임솔양. 어려서부터 장래희망은 음악줄넘기 선수였다. 올해 선행학습을 하면서 대학교수가 되기로 목표를 바꿨다. 그런데 한국잡월드에서 직업 체험을 해본 뒤 항공기조종사와 방송국에서 일하는 것에도 새로이 관심을 갖게 됐다.

이곳에서 만난 학부모 대부분은 아이가 원하는 일을 하도록 이끌고 싶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양한 체험을 통해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찾기를 바라는 것이다.

“외딴 바닷가에서 꿈이 없던 아이들이 직업체험을 하면서 목표의식이 생겨 학업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충청남도 대천서중 1학년 33명을 데리고 이 곳을 찾은 배영화 선생님의 말이다. 여건이 허락되면 아이들을 위해 자주 방문하고 싶다고도 했다.

직업진로교육의 중요성이 확산되면서 지자체나 기업들 중에서 전문 직업체험시설 건립을 추진하는 곳이 늘고 있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지만, 정작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고민하는 미래의 주역들도 많다. 이들이 어려서부터 직업체험을 하고 자신의 인생 방향을 설정해 성장한다면 우리 사회에 인력 미스매치(mismatch) 현상은 줄어들 것이다.

한국잡월드 장의성 이사장은 “직업체험은 꿈을 찾는 일이며, 특히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모르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이곳에 오면 미래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곳에 오면 미래가 보인다.

사진·글=김태형 선임기자 kim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