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레옹과 마틸다’ 조각으로 다시 만난다… 이환권 작가, 부산영화제 맞아 개인전

입력 2012-10-07 18:14


영화 ‘레옹’에서 주인공 레옹(장 르노)이 이웃집 소녀 마틸다(나탈리 포트만)에게 총기 다루는 법을 가르쳐주는 장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영화 등의 장면을 조각으로 표현하는 이환권(38) 작가가 ‘레옹과 마틸다’(사진)라는 제목으로 이를 재현했다. 스크린의 틀에 갇혀 관객들이 보지 못한 레옹의 머리 위와 탁자의 아래 부분까지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부산국제영화제를 맞아 해운대 가나아트부산(노보텔 앰배서더 4층)에서 그의 개인전이 ‘일상의 장면들(Scenes from the Ordinary Days)’이라는 타이틀로 20일까지 열린다. 영화 장면을 소재로 한 ‘무비 시리즈’와 사람들의 일상적인 모습을 담은 신작 ‘공공 시리즈’ 등 10여점을 선보인다. 영화제 기간 동안 부산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작가는 유년시절 영상화면 속으로 자신이 직접 들어가 보리라는 열망을 가졌다. 대학 때부터 이 꿈을 실현하기 위해 컴퓨터와 3차원 스캐너 등을 활용해 꾸준히 연구해왔다. 그의 작품 속 인물들은 길게 늘어지거나 납작하게 눌린 모습이다. 보는 이로 하여금 어지러움을 느끼게 하고,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며, 그 장면 속으로 들어간 듯한 환상을 갖게 한다.

‘무비 시리즈’는 복잡한 제작과정을 거친다. 영화의 2차원 영상에서 드러나지 않는 대상의 움직임, 시간의 흐름, 대상을 둘러싼 공간 등을 재현하기 위해 수많은 개별 장면들을 편집한 다음 입체를 만들어낸다. 미국의 올리버 스톤 감독이 작품을 소유하고 있을 만큼 해외에서 인지도가 높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작품들이다(051-744-2020).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