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사회적 책임 다하는 성숙한 성령운동 필요”… 기독교역사연구소 심포지엄
입력 2012-10-07 18:10
지난 30년 동안 ‘고도성장’을 경험한 한국교회의 미래 키워드로 ‘사회적 책임’과 ‘성령’이 제시됐다. ‘기독교 휴머니즘’과 ‘선교 성 평등화’에 대한 관심도 강조됐다.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소장 이덕주 감신대 교수)가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한국교회 최근 30년(1982∼2012)’을 주제로 마련한 심포지엄에서다.
6일 서울 냉천동 감리교신학대에서 열린 심포지엄은 한국교회가 지난 30년 사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나타난 부작용과 문제점, 교회의 향후 과제 등을 짚어보는 시간이었다.
김성건 서원대 교수는 ‘고도성장 이후의 한국교회’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한국교회의 미래 과제로 ‘성숙한 성령운동’을 강조했다. 그는 “성숙한 성령운동은 성령 체험과 그리스도의 재림을 강조하는 동시에 지역사회의 필요를 채워주며 좋은 이웃이 되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와 함께 한국교회가 그동안 기구화(관료제화)되어온 각종 형태의 제약과 경직성을 탈피하는, 즉 ‘교회의 구조조정’도 동반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장 시급한 과제로 교회 신축 등 외형적 팽창을 지양하고 신도의 신앙의 질적 성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티 기독교 세력에 대한 교회의 대응 방안도 다뤄졌다. 이진구 호남신학대 교수는 “최근 들어 증가 추세인 안티 기독교인 중 상당수는 과거 기독교 신앙을 지녔던 사람들이며, 이들의 반기독교 활동은 세속적 휴머니즘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 교수는 “지금 이 시대는 ‘기독교 휴머니즘’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기독교 휴머니즘은 ‘불신지옥-예수천당-교회등록’으로 비유되는 맹목적 신앙이 아니라 양심의 자유와 합리성에 기초한 신앙 주체의 확립을 의미한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한국교회의 자랑으로 꼽히는 선교 분야에서도 명암이 엇갈렸다. 지난 30년 동안 타문화권 선교에서 비서구권의 선교역량을 강화하는 데 한국교회의 역할이 컸다. 이를 통해 한국교회의 위상 또한 높아졌다는 데에는 공감대가 넓은 편이다. 반면 개 교회 중심적, 현지사정보다는 한국교회의 방식에 치우친 ‘한국적’ 선교 방식에 대한 비판도 제기돼 왔다. 안교성 장로회신학대 교수는 “이제는 한국교회도 선택과 집중을 통한 연합 사역에 바탕을 둔 선교 정책이 정립되어야 할 때”라며 “아울러 한국선교사의 과반을 차지하는 여성 선교사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선교 성 평등화’도 시급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