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 전쟁] 安 “난 호남의 사위”…2박3일 호남 동행취재
입력 2012-10-05 21:33
“‘허벌나게’가 무슨 뜻인지 압니다. 하하.” 부산이 고향인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는 5일 전북 전주 우석대 강연에서 한 학생이 ‘전라도 사투리를 할 수 있느냐’고 묻자 ‘굉장하다’는 의미의 전라도 방언을 쓰며 ‘호남의 사위’임을 부각시켰다. 안 후보 처가는 전남 여수다.
지난 3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여수 순천 목포 광주 등을 방문한 안 후보는 본격적인 ‘정치인의 삶’을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 그에게 기성 정치인들처럼 능수능란함은 엿볼 수 없었다. 20·30대 지지층은 안 후보가 가는 곳마다 ‘안철수의 생각’을 갖고 와 사인을 요청하거나 사진 촬영을 부탁했다. 그때마다 안 후보는 환한 웃음으로 응대했지만 어딘지 모르게 어색해했다. 또 질문이 쏟아질 때면 여전히 입 주위가 부르르 떨렸다. 기자들이 ‘정치 신인이라 어색하냐’고 하면 “교수 때도 처음 6개월간 어색했다. 지금이 그 과정”이라면서 “그래도 뭘 연습하진 않는다”고 했다.
안 후보는 이날 강연에서 “국민이 저에게 바라는 것은 하나는 정치개혁, 다른 하나는 정권교체”라며 “저는 정치개혁과 정권교체를 동시에 이룰 수 있는 후보”라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정치개혁을 정권교체보다 상위개념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정권교체에 나선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의 차별화에도 주력했다. ‘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이란 표현도 자주 사용했다. 권력 의지가 한층 강해졌다는 방증이다. 금태섭 캠프 상황실장은 평화방송 라디오에 나와 “안 후보는 당연히 대선을 완주한다”고 강조했다.
곤란한 질문은 요령 있게 피해갔다. “추석 이후 민주당 문 후보에게 지지율이 뒤지더라”고 물으면 “안랩 상장 때도 1초마다 움직이는 주가를 보려니 아무 일도 못하겠어서 아예 안 봤다”며 여론조사 지지율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여성 스타일리스트도 고용했다. 와이셔츠 색깔이 자주 바뀌며 외모에 꽤 정성을 쏟는 눈치였다. 장소에 따라 넥타이를 매거나 풀었고 점퍼를 걸치기도 했다. 여수에서는 시골 정자에서 스타일리스트가 앞머리를 정돈해주는 모습도 포착됐다. 또 키높이 깔창을 신발에 넣고 다니는 것을 기자들에게 들키자 “그렇게 높지는 않다. 걸음걸이가 아장아장 걷는 것 같아서 (넣었다)”라며 멋쩍어했다.
한편 안 후보는 교육 분야 정책 포럼의 간사로 이범 전 서울시교육청 정책보좌관을 임명했다. 이 전 보좌관은 연봉 18억원의 유명 학원강사 출신으로 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이 정책보좌관에 발탁한 인물이다.
전주=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