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 전쟁] 文 “난 호남의 아들”…시민캠프 1차 회의 참석

입력 2012-10-05 21:36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와 치열한 ‘호남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호남 민심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문 후보는 5일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선거대책위원회 시민캠프 1차 회의에 참석, 지역별 준비위원들과 화상 채팅을 하며 민심을 청취했다.

광주·전남 지역 김상호 준비위원이 “추석 연휴 전 광주에 와서 ‘광주·전남의 아들’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감사하다. 문 후보와 같은 지역의 아들이 돼 영광”이라고 분위기를 돋우자 문 후보는 “그런데도 광주·전남에서 제가 약세라는데 맞나요”라고 되물으며 웃음을 자아냈다. 김 위원은 “지금 약간 (안 후보에게) 밀리지만 시간문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문 후보는 지난달 27일 광주·전남 당원 간담회에서 “광주·전남이 (경선에서) 저를 택해주신 순간부터 저는 호남의 아들”이라고 했다.

경남 창원 지역 김태환 준비위원은 문 후보에게 “경남 민심이 노무현 전 대통령 때보다 좋다. 민주당에 대한 반감이 많이 줄었는데 문 후보의 절제된 언행 덕”이라고 말했다. 그가 “그런데 문 후보는 경남의 아들 아니냐”며 농담을 던지자 문 후보는 “경남도 이제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텃밭이 아니라는 말씀으로 알겠다. 제가 경남의 생물학적 아들이란 점도 강조드린다”고 말했다.

시민캠프 준비위원들과 여유 있게 농담을 주고받을 정도로 문 후보는 최근 상당한 자신감을 얻은 모습이다. 추석을 기점으로 호남에서 크게 벌어졌던 안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상당히 줄어들고 있다. 다음주에는 전북 지역을 방문해 다시 호남 공략에 나선다.

오후에는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YTN 해직사태 4주년 행사에서 문 후보와 안 후보 측 박선숙 총괄본부장의 ‘깜짝 만남’이 이뤄졌다. 문 후보는 행사를 마치고 나오다 안 후보 대신 참석한 박 본부장과 마주쳤고 “우리가 관심의 대상이 됐네요”라고 인사를 건넸다. 이어 “안 후보님에게 안부 전해주세요. 선의의 경쟁”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가 정치 개혁을 정권 교체보다 상위 개념이라고 발언한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공감하긴 하는데 정치 개혁도 정권 교체를 해야 가능하다”고 응수했다.

한편 문 후보는 민주캠프에 ‘진실과화해위원회’를 설치, 민주당 유인태 의원을 위원장에 임명했다. 새누리당 박 후보와 차별화하려는 조치다. 진성준 대변인은 “과거사 문제는 말로만 사과할 게 아니라 진실규명과 피해자 명예회복 등 진정성 있는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