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갑 당선 도우면 거액 제공” 양경숙, 女연예인 포섭하려했다

입력 2012-10-05 18:49

민주통합당 공천 희망자에게 공천헌금 명목으로 40억9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 기소된 양경숙(51) 라디오21 편성본부장이 지난 4·11 총선 당시 신안·무안 선거구에 출마한 무소속 한화갑 전 의원(73) 지지를 호소하며 선거운동에 유명 여자 연예인까지 포섭하려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검찰에 따르면 양씨는 지난 4월 2일 배우이자 MC로 활동 중인 H씨의 매니저 김모씨에게 전화해 “연예인의 고향인 무안·신안 무소속 후보자로 출마한 한 전 의원 선거운동을 도와주면 대가를 지급하겠다”고 부탁했다. 하지만 매니저가 이를 거절하자 양씨는 “H씨가 무안·신안에 내려오면 출연료는 1000만원 현장 지급하겠다” “한 후보가 H씨의 고향 어른이자 친척일 것”이라는 내용의 문자를 재차 보냈다. 김씨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안면이 전혀 없던 양씨가 일방적으로 전화해 일언지하에 거절했다”며 “문자에 응답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양씨는 지난 4월 2∼8일 11차례 트위터에 한 전 의원 지지를 호소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양씨는 2002년 한 전 의원 4급 보좌관직을 맡아 정치권에 입문했고 이후에도 꾸준히 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검사 이상호)는 언론인 신분으로 선거운동을 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양씨를 추가 기소했다.

한편 대검찰청은 양씨에게서 “지난 6월 민주통합당 전당대회에서 이해찬 후보를 지원하는 데 수억원을 지출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관련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에 배당했다. 공안2부는 양씨가 모바일 선거인단을 지원한 행위가 공직선거법과 정당법 위반인지를 수사 중이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