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국정감사] 文·朴 오전·오후 따로 참석 ‘국감 정책대결’ 피했다
입력 2012-10-05 18:35
여야 대권주자인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국정감사 첫날인 5일 같은 국감장에 모습을 나타냈으나 정책대결은 물론 조우도 이뤄지지 않았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인 두 후보는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각각 참석했다. 문 후보는 오전에 질의를 마치고 감사장을 떠났고, 박 후보는 오전 일정을 거르고 오후에 모습을 드러냈다. 유력 대선 후보의 국감장 방문에 과천청사 주변에는 평소보다 많은 경찰력이 배치되는 등 보안이 강화됐다. 취재진도 대거 몰려 대선후보의 표정을 담기에 바빴다.
질의에 나선 문 후보는 정부의 0∼2세 무상보육 전면 지원 폐지 방침을 질타하며 19대 국회 첫 국감 신고식을 치렀다. 그는 “정부의 무능을 드러낸 것이고, 국가 정책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린 결과”라며 박재완 장관을 강하게 질책했다. 박 장관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잘못을 시인했다. 그는 또 “다음 정부의 가장 큰 시대적 과제는 복지 확대”라면서 “내년도 예산에서 복지 예산이 대폭 증액돼야 마땅한데 오히려 전체 예산 가운데 복지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었다. 인정하느냐”며 박 장관을 추궁하기도 했다.
이날 박 장관은 국감장에서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의원님’이라는 호칭 대신 문 후보를 ‘후보님’이라고 불러 눈길을 끌었다. 문 후보는 국감에 앞서 기재부 직원들을 격려하며 ‘대선 후보로서의 행보’를 빠뜨리지 않았고, 직원들은 야당 대선후보라는 점을 감안해 깍듯이 예우했다.
박 후보는 25명의 기재위 소속 의원 중 20번째로 질문에 나서기로 돼 있었지만 점심식사 이후 속행된 오후 감사에 모습을 나타낸 뒤 질의는 하지 않고 30여분 동안 국감장에 머물다 자리를 떠났다. 두 후보는 바쁜 선거 운동 일정 탓인지 다른 의원들과는 달리 국감 관련 자료를 내놓지는 않았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는 대기업 회장 등의 증인 채택을 놓고 여야 간 설전이 오갔다. 기재위는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과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서종욱 대우건설 사장 등 3명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강 회장에겐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건설사 사장들에겐 4대강 사업 담합 의혹 등을 묻기 위해서다.
그러나 야당 측이 요구한 최태원 SK 회장, 안원구 전 국세청 국장 등은 여당 측의 반대로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았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