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금 체납하고 고가품 사들이는 파렴치한 부자들
입력 2012-10-05 18:01
억대의 법인세를 체납하고도 수억원대의 국내 유명화가 작품을 거실에 버젓이 걸어놓았던 인터넷 교육업체 대표가 국세청에 적발됐다. 그림을 압류하려 하자 세금을 내겠다고 약속했고 며칠 후 전액을 현찰로 냈다. 세금은 내지 않으면서도 고가 미술품이나 악기, 골동품을 구입해 재테크를 한 얌체 부자들의 이 같은 행위가 아직도 근절되지 않고 있다니 답답하기 짝이 없다.
지방세 체납자의 파렴치한 행위는 상상을 초월한다. 서울시가 어제 적발한 지방세 체납자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이름으로 차를 구입하지 않고 벤츠, 아우디 같은 고급 외제 리스차량을 몰고 다녔다. 의사 출신의 한 체납자는 2000여만원의 지방세를 내지 않고 차량 리스보증금으로 1600만원, 월 리스료 220만원에 벤츠를 몰다 덜미를 잡혔다.
세금 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흔치 않다. 세금은 국가가 강제로 국민들의 재산 일부를 걷어가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보통 사람들은 자신의 부 형성에 국가가 기여한 바가 별로 없다고 생각해 납세를 피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만 국민의 의무이기 때문에 서민들은 아무 말 없이 부과된 세금을 성실하게 납부한다. 봉급생활자는 대부분 원천징수되기 때문에 피할 방법도 별로 없다.
문제는 의사, 변호사, 기업인 등 소득이 보통 사람들의 몇 배에서 몇 백배에 이르는 고액소득자들이다. 이들은 봉급생활자와 달리 수입이 일일이 세무당국에 체크되지 않기 때문에 본인이 성실하게 신고하지 않으면 정확한 소득을 알 길이 없다. 축소신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를 악용해 세금은 내지 않고 재산증식에 몰두했다니 기가 막힐 따름이다.
세금은 국가를 운영하기 위한 재원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국민 누구나 내야 한다. 세금으로 공동체 유지에 필요한 시설을 짓거나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데 사용하기 때문에 부의 재분배 효과도 있다. 이번에 적발된 파렴치한 체납자들은 세원을 끝까지 추적해 전액을 추징하고 형사처벌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