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 전쟁] 친박 후퇴론 이어 당 쇄신론 터지는데… 朴, 해결 묘책 뭘까
입력 2012-10-05 00:48
새누리당에서 4일 친박 2선 후퇴론과 지도부 사퇴론이 불거지면서 박근혜 대통령 후보의 다음 행보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쇄신을 주장한 의원들은 “이제 공은 박 후보에게 넘어갔다”며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새로운 카드를 제시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박 후보는 경남 김해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선까지 시간이 없다며 당내 단합을 강조하는 것으로, 사실상 2선 후퇴론을 거부했다. 개방적인 성격이 아니어서 외부 인사들과 단시간 내에 손발을 맞추는 게 어려운 박 후보 특유의 스타일상 대선까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인적 쇄신 등 충격요법을 동원할 가능성이 낮다는 얘기다. 그래서 대선 패배 위기감에서 비롯된 당내 여론의 진정성은 수용하되 향후 중앙선대위 인선 등을 통해 보완하는 방식으로 절충점을 찾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박 후보는 선대위 인선이 진행 중인 가운데 쇄신론이 터지자 부담을 느낀 것 같다. 그간 박 후보는 선대위원장 영입에 공을 들이는 동시에 국민대통합 차원에서 김경재 전 민주당 최고위원 등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 인사들과도 접촉했다. 하지만 인선이 지지부진해지고 측근 문제가 연일 제기되면서 선거 캠페인을 총괄해온 최경환 비서실장이 인적쇄신 대상으로 지목되기에 이른 것이다.
최 실장을 둘러싼 비판을 박 후보도 의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명박 후보 때처럼 비서실 중심으로 운영하자’는 대선기획단 건의에도 불구하고 박 후보가 최근 비서실에서 담당하고 있던 일정 등 각종 업무를 종합상황실로 이관하라고 지시한 것 역시 이런 배경에서라고 한다.
최 실장은 의총 직후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평소 박 대표에게 내가 대선 승리의 걸림돌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나는 전혀 개의치 말고 인사하시라는 말을 해왔다”고 전했다. 표면적으로는 ‘물러날 수 있다’고 하지만 기저에선 “우리가 물러나면 누가 일을 하겠느냐”는 반발 심리가 감지된다. 최 실장은 “변화가 필요하면 바꿔야겠지만 선거가 80일도 안 남았는데 다 물러나면 누가 대선을 치르느냐”고 했다. 핵심 그룹에서는 문제를 제기한 남경필, 유승민 중앙선대위 부위원장을 향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편 박 후보는 의총에 참석하는 대신 민심이 출렁이고 있는 부산·울산·경남(PK)지역을 찾았다. 울산시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한 뒤 울산여상에 가서 학생들과 대화를 나눴고, 이후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 들렀다.
김나래 기자, 울산=유동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