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1차 토론회] 롬니 또 말실수… ‘빅버드 논란’ 번져
입력 2012-10-04 21:38
“영어를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이 TV토론 화면을 봤다면 롬니가 대통령처럼 보였을 것”이라고 보디랭귀지 전문가인 재닌 드라이버는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대선 1차 TV토론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자주 말을 더듬었다. 자신이 발언하지 않을 때는 자료를 검토하거나 메모를 하느라 고개를 자주 숙였다. 밋 롬니 공화당 후보는 시종 밝은 톤의 목소리를 유지하고 오바마에게 시선을 고정하며 미소를 지었다. 뉴욕대 보디랭귀지 강사인 페기 해크니는 “오바마는 얼굴 표정과 몸짓을 절제하는 모습이었던 반면 롬니는 에너지를 분출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롬니는 이날도 말실수를 했다. 정부의 재정적자를 비판하면서 “PBS(미 공영방송) 보조금을 없앨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맞은편에는 PBS의 뉴스 앵커 짐 레러가 사회자로 앉아 있었다. 롬니는 얼른 “나는 PBS를 좋아하고, 빅버드를 좋아하고, (레러) 당신도 좋아한다”고 덧붙였지만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빅버드는 PBS의 어린이 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에 등장하는 캐릭터다. PBS는 올해 운영비의 15%인 4억4400만 달러를 연방정부에서 지원받았다. 공화당은 2015년까지 PBS 지원금을 없앨 계획이다.
이 발언 직후 ‘빅버드 해고되다’ ‘슬픈 빅버드’ 같은 단어가 트위터에서 1분에 1만7000회 넘게 등장하는 등 온라인에서 큰 화제가 됐다.
PBS 보조금과 함께 인문학 지원 기금, 예술 지원 기금 등 공화당이 삭감을 주장하는 항목이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어 빅버드 논란이 긴축 재정에 대한 반감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