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시리아 포격에 이틀째 반격… 악차칼레에 사상자 발생
입력 2012-10-04 22:09
시리아발 포격으로 터키 주민 5명이 숨지자 터키가 이틀째 보복 공격을 하는 등 시리아 내전이 국경을 넘어 인근 국가로 확산되고 있다. 터키 의회는 4일(현지시간) 시리아에 대한 군사적 조치를 승인해 달라는 정부안을 승인했고, 유엔은 안전보장이사회를 소집할 예정이다.
시리아 접경지역인 터키 남동쪽 악차칼레 지역에 3일(현지시간) 포탄이 떨어져 여성 2명과 어린이 3명 등 현지 주민 5명이 숨졌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사망한 여성은 함께 숨진 어린이 3명의 어머니였다. 시리아와 국경을 접한 터키에는 유탄이 종종 날아들었으나 터키인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포탄을 발사한 쪽은 시리아 정부군으로 보인다고 영국 BBC방송은 전했다. 그러나 유탄인지, 조준된 타격인지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현지 관리는 CNN 인터뷰에서 “시리아에 대한 분노가 마을에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
터키군은 3일 밤과 4일 시리아 군기지에 보복 포격을 계속했다. AFP통신은 터키군이 레이더로 포탄이 발사된 지점을 정확히 찾아내 공격했다고 전했다. 보복 공격으로 시리아 병사 5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쳤다.
터키 정부는 그러나 시리아를 상대로 전쟁 선포를 할 의도는 없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군사적 조치를 허용하는 법안은 시리아에 경고를 보내는 차원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레제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앞서 “터키군 교전규칙에 따라 포탄을 발사했다”며 “우리는 안보를 위협하는 시리아 정권의 도발을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악차칼레 지역은 내전으로 폐허가 된 시리아 알레포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터키 정부는 최근 악차칼레 주민들에게 국경에서 떨어져 있으라고 경고해 왔다. 이 일대 학교 100여곳도 최근 2주간 휴교했다. 지난 4월에는 터키 내 시리아난민수용소에 포탄이 떨어져 난민 2명이 숨졌고, 6월에는 시리아 영공을 비행하던 터키 제트기가 격추돼 조종사 2명이 목숨을 잃었다.
터키는 유엔 안보리의 대응도 요청했다. 에르투그룰 아파칸 주유엔 터키 대사는 안보리에 “시리아가 터키 주권과 영토, 안보를 존중하도록 필요한 행동을 취해 달라”고 요청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시리아 정부는 주변국 영토를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리아 정부는 포탄이 국경을 넘어 피해자가 발생한 데 사과의 뜻을 전했으며, 사건의 발단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희생자 가족들과 터키인들에게도 애도를 표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성명을 통해 시리아를 강력 규탄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