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과 십자군전쟁 치르려 하나”… 키신저, 대선후보에 쓴소리

입력 2012-10-04 19:17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중국을 싸잡아 비난하고 있는 민주·공화 양당의 대선 후보들에게 “지극히 개탄스러운 용어를 쓰고 있다”며 쓴소리를 했다고 정치전문지 폴리티코 등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워싱턴DC 우드로윌슨센터에서 열린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해 “양쪽 후보가 ‘속이는(cheating) 중국’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 경쟁적으로 보여주는 광고를 봤다”고 비판했다. 지난주 두 캠프가 방영한 TV광고에서 일자리 감소 이유를 중국의 불공정 무역 때문인 듯 묘사했다는 것이다.

키신저는 “어느 나라에나 갈등을 강조하는 국내의 압력이 있기 마련”이라면서도 “미·중 간 미묘한 관계를 모르는 이론가들이 십자군전쟁 치르듯 하려 한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선거전이 격화되면서 양당은 실제로 중국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에 중국을 제소했고, 밋 롬니는 무역에서 영토분쟁에 이르는 거의 모든 사안에 대중 강경노선을 취하고 있다.

40여년 전 리처드 닉슨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키신저는 중국과 수교를 맺는 데 기여한 당사자이기도 하다. 그는 소련과의 외교전에서 미국이 승리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