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느는 요즘 직장인들… 저축보다 생활비 33만원 많고 20%는 이직 위해 회사 다녀

입력 2012-10-04 19:09


직장인 이현정(28·여)씨는 요즘 직장생활이 고역이다. 현재 연봉 수준에 만족하지 못하는 데다 다니고 있는 회사에 비전이 없다고 느낀 지 오래다. 하지만 무작정 회사를 그만둘 수는 없어 그야말로 생계 유지를 위해 직장에 다니고 있다. 이씨가 연봉 수준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는 전세 대출금 등을 내고 나면 저축은커녕 한 달 생활비조차 빠듯하기 때문이다. 40대 후반인 직장 상사와는 의사소통 방식이나 업무스타일에서 충돌하는 경우가 잦다. 이씨는 “빨리 더 나은 직장을 찾아 이직하고 싶은 마음만으로 버티고 있다”고 토로했다.

요즘 직장인들이 연봉 수준, 회사의 비전, 동료와의 관계 등에서 ‘직장생활 3중고’를 심하게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취업포털 커리어에 따르면 최근 직장인 732명을 대상으로 ‘현재 회사를 다니는 이유’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60.7%가 ‘생계 유지’를 꼽았다. 이어 19.2%는 ‘이직을 위해’라고 답해 직장인 10명 중 2명이 이직을 위한 징검다리로 현재 직장에 다니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많은 직장인들이 생계 유지를 위해 회사에 다니고 있지만 대부분은 이직 욕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 중 86.9%는 ‘기회가 있다면 이직하겠다’고 응답했고 그 이유는 ‘연봉을 높이기 위해’(41.2%)와 ‘현 회사에 비전이 없어서’(18.3%)가 1, 2위를 차지했다.

이직을 꿈꾸면서도 현재의 직장에 다닐 수밖에 없는 이유는 빚 상환 등 경제적인 문제와 맞닿아 있다. 취업포털 사람인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직장인들의 월평균 생활비는 84만원, 저축액은 51만원이다. 저축액보다 생활비가 30만원 이상 많은 것이다. 월급에서 가장 많이 지출하는 부분은 ‘대출금 상환 등 빚’(23.8%)이었다. 많은 직장인들이 현재 연봉 수준이 낮고 직장에 비전이 없다고 느끼면서도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회사를 그만둘 수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회사를 다니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업무 효율성도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직장인들을 힘들게 하는 요인에는 ‘세대 차이’도 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남녀 직장인 25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무려 78.6%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세대 차이를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직장 내 세대 차이를 가장 많이 느끼는 부분으로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지적한 의견이 36.9%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업무 스타일’(26.8%) ‘복장·출퇴근 시간 등 직장생활 방식’(23.2%), ‘회식 스타일’(11.6%) 순으로 나타났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