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에 빠진 지구촌] 맨유 스타들도 라커룸서 말춤 즐긴다

입력 2012-10-04 19:07

“오빤 강남스타일∼.”

웨인 루니(27)와 리오 퍼디낸드(34)가 경기 전 신나게 말춤을 추며 몸을 푼다. 그러자 다른 선수들도 하나둘씩 낄낄거리며 따라한다. 요즘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홈구장인 올드 트래퍼드 라커룸 풍경이다. 싸이의 히트곡 ‘강남스타일’과 말춤이 국내외 스포츠계까지 강타하고 있다.

잉글랜드 일간지 ‘데일리 스타’는 4일(이하 한국시간) ‘맨유 스타들이 강남스타일의 말춤에 완전히 빠졌다’는 제목의 보도에서 “루니와 퍼디낸드가 퀸스파크레인저스로 이적한 박지성에게서 강남스타일을 소개받았다”며 “대부분의 맨유 스타들이 경기나 훈련을 하기 전 라커룸에서 말춤을 즐기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유튜브엔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들이 ‘강남스타일’에 맞춰 말춤을 추는 모습이 자주 올라오고 있다. 세계 프로복싱 사상 최초로 8체급을 석권한 필리핀의 매니 파퀴아오(34)는 트랙에서 훈련을 하다가 갑자기 팬들을 향해 코믹한 말춤을 춰 폭소를 자아냈다.

남자 프로테니스 세계 랭킹 2위인 노박 조코비치(25·세르비아)도 말춤 대열에 합류했다. 그는 지난달 29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니콜라스 알마그로와의 시범경기가 끝난 뒤 사회자의 권유로 코트 안에서 싸이의 춤을 그대로 따라해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브라질의 축구 스타 네이마르(20·산투스) 역시 ‘2012 남미 슈퍼컵’ 출전을 앞두고 라커룸에서 말춤을 추며 긴장감을 푸는 모습이 포착됐다.

미국프로야구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추신수(30)가 타석에 등장하면 ‘강남스타일’ 음악이 흐르고, 미국프로풋볼(NFL)에선 말춤이 ‘터치다운 세리머니’로 등장하기도 했다.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8·세종고)는 6일과 7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LG휘센 리드믹 올스타즈 2012’에서 다리아 드미트리예바(19·러시아) 등 세계 최정상급의 리듬체조 선수들이 함께 ‘강남스타일 퍼포먼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축구장과 야구장에서 ‘강남스타일’은 대표적인 응원음악으로 자리 잡았다. 팬들이 집단 말춤을 추는 진풍경도 펼쳐진다.

11일 개막되는 대구 전국체전에도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관중과 함께한다. 4일 대구시에 따르면 체전 개회식 식전행사 때 개그맨 김원효, 신보라가 관중에게 말춤을 가르쳐 준 뒤 식후행사에 싸이가 직접 출연해 관중과 함께 ‘강남스타일’을 부르며 말춤을 춘다.

프로농구 서울 SK는 13일 시즌 홈 개막전에서 이길 경우 문경은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 전원이 단체로 말춤을 추겠다고 약속했다. 싸이 덕분에 국내외 경기장에 신바람이 넘친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