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 전쟁] 코너에 몰린 親朴… “우린 이미 마음 비웠다”

입력 2012-10-04 19:02

대선을 76일 앞둔 4일 새누리당에서 전면 쇄신론과 함께 친박 2선 후퇴론이 터져 나오면서 친박계 핵심그룹이 코너에 몰렸다.

최경환 후보 비서실장과 선거대책본부장인 서병수 사무총장 등이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 최 실장은 경선캠프 종합상황실장을 맡았고 이후에도 선거 캠페인을 실질적으로 진두지휘해온 터라 그동안 책임론이 끊이지 않았다. 그의 주변에서는 “최 실장이 대선 승리를 위해 자리에 연연하지 않기로 마음을 비운 지 오래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선대위 구성 단계에서 그를 비서실장에 앉힌 뒤 측근 문제가 계속 제기되자 박 후보도 고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기획단은 ‘이명박 후보 때처럼 비서실 중심으로 캠프를 운영하자’고 건의했지만 박 후보가 최근 비서실에서 담당하던 일정 등 각종 업무를 종합상황실로 이관토록 지시한 것 역시 이런 배경 때문이라고 한다.

당사자들은 물러날 수 있다는 입장인 반면, 이들 주변에서는 2선 후퇴론을 제기한 남경필 유승민 선대위 공동 부위원장을 향해 분노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정현 공보단장은 “소위 친박이라는 이들이 선대위에 불과 서너 명 정도 있다. 그들이 무슨 권한과 권력을 누리고 호가호위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들의 진퇴는 결국 박 후보의 결심에 달려 있다. 박 후보가 2선 후퇴론을 어느 정도로 수용할지가 관건이다. 개방적인 성격이 아니어서 외부 인사들과 단시간 내에 손발을 맞추는 게 어려운 박 후보 특유의 스타일상 대선까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이 때문에 친박 인사들의 사퇴 범위를 조정하는 식으로 절충점을 찾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