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마트 신촌점 문 닫는다… 대형 유통업체 공세에 영업난
입력 2012-10-04 19:00
한때 신촌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던 그랜드마트 신촌점이 폐점한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그랜드백화점이 운영하는 아웃렛 그랜드마트 신촌점은 지상층 전 매장 철수를 결정하고 다음 달 4일까지 점포정리 상품전을 진행한다. 그랜드마트가 빠진 지상 1∼6층에는 SPA의류 브랜드 유니클로가 내년 3월쯤 입점할 예정이다. 지하 1∼2층 슈퍼마켓은 그랜드백화점이 그대로 운영한다.
신촌점 폐점은 대형 유통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린 탓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랜드마트 신촌점 맞은편에는 현대백화점 신촌점이 들어서 있다. 그랜드마트 신촌점은 1994년 9월, 현대백화점 신촌점은 98년 7월에 각각 문을 열었다. 여기에 2009년 현대백화점이 유플렉스 신촌점을 열며 경쟁구도가 급격하게 무너진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의류 브랜드들이 로드숍을 꾸준히 늘리면서 그랜드마트로 유입되는 고객이 줄어든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그랜드백화점의 한 관계자는 “경영상태가 악화되고 있어 지상층 매장을 더는 끌고 갈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랜드백화점은 5월에도 인천 계양점과 수원 영통점을 롯데마트에 넘기는 등 잇따라 점포를 정리하고 있다. 남은 점포는 일산 그랜드백화점과 신촌점의 지하 슈퍼마켓뿐이다. 두 점포의 경우 충분한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에 계속 영업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마저도 장담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백화점 업계에서 그랜드백화점의 점유율은 매출 기준으로 2009년 0.66%, 2010년 0.60%, 지난해 0.54% 등으로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대형 유통업체들이 정부 규제로 신규 점포 확대가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이해관계만 맞으면 남아 있는 점포가 매물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대형 유통업체들이 백화점부터 아웃렛까지 모든 유통채널을 장악하면서 중소 유통업체들의 설자리가 점차 좁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