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은퇴 후 재취업 아버지는… 産災 사고에 시달리고

입력 2012-10-04 18:59


은퇴 후 재취업에 나선 고령자들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일자리로 내몰리면서 중대 재해에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늙은 신참’이 근무 중 목숨을 잃어버리는 일이 많아지는 등 우울한 노년이 현실화되고 있다.

국민일보가 4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으로부터 입수한 올해 상반기 산업재해 발생현황에 따르면 산재 사고 사망자 4명 중 1명꼴인 24.3%는 60세 이상에서 발생했다. 또 60세 이상 산재 사망자 10명 중 7명은 근속 1년 이내에 목숨을 잃은 것으로 밝혀졌다.

산재 사고로 목숨을 잃은 전체 675명 중 5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55.2%에 이르렀다. 60세 이상이 164명(24.3%), 50∼54세는 111명(16.4%), 55∼59세는 101명(14.5%)이었다. 반면 25∼29세(21명·3.1%), 30∼34세(47명·7.0%) 등 젊은층은 사망자 비율이 낮았다.

나이가 들수록 평형감각과 순발력, 집중력 등이 떨어지기 때문에 같은 위험에 처해도 젊은층보다 훨씬 심각한 피해를 입고, 사고를 당한 이후에도 젊은층보다 회복력이 떨어져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60세 이상 산재 사고 사망자 중 1년 미만 근속 근로자는 모두 115명으로 70.1%에 달했다. 이 가운데 1개월 미만 근속은 71명(43.3%), 1개월∼6개월 미만은 40명(24.4%), 6개월∼1년 미만은 4명(2.4%)이었다. 근속 연한이 짧은 근로자들이 사망 재해에 더 많이 노출되는 것은 건설업, 제조업 등 비교적 단기 고용이 많은 작업장에서 산재 사고가 집중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60세 이상 사망자가 산재 사고 당시 몸담았던 업종으로는 건설업(66명·40.2%)이 가장 많았고 제조업(24명·14.6%)이 뒤를 이었다. 사망 원인으로는 추락이 52명(31.7%)으로 가장 많았고, 사업장 외 교통사고(25명), 넘어짐(20명), 충돌(18명) 등 순이었다.

고용노동부 정진우 산재예방정책과장은 “일용근로자 또는 건물관리업 등에 50대 이상의 취업자가 많다보니 산재 사고 사망자도 많아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