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직접투자 급증… ‘먹튀’ 방지책 시급하다

입력 2012-10-04 18:59


외국 자본이 밀물처럼 밀려오고 있다. 올해 9월까지 외국인직접투자(FDI)는 111억9900만 달러를 기록해 사상 첫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외국인투자 자체는 반가운 현상이지만 수익률을 높여 국내 기업을 되판 뒤 빠져나가는 일명 ‘먹튀’ 현상에 대한 방지책 마련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식경제부는 4일 2012년 1∼9월 FDI 신고금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7% 증가한 111억9900만 달러(12조47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실제 투자된 도착금액도 67억6000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54.5% 늘었다. 이에 따라 지경부는 올해 외국인투자 유치 목표를 150억 달러 규모로 높여 잡았다.

유형별로 보면 신규 공장과 사업장 설립 등 고용창출 위주인 그린필드형이 82억8200만 달러로 74.0%의 비중을 차지했다. 먹튀 논란이 이는 기존 기업에 대한 지분취득 위주 인수·합병(M&A)형은 29억1700만 달러로 26.0%를 기록했다.

지경부는 일본 기업의 부품소재 분야 한국 투자 확대를 첫손으로 꼽았다. 지속적인 엔고 현상으로 자국 내에서 수지를 맞출 수 없는 일본 기업들이 기술력을 가진 한국을 소재 생산처 및 투자처로 삼는 중이다. 실제 지난 7월 울산의 한 중소기업은 일본의 J사로부터 석유화학소재 분야와 관련해 4억4000만 달러 투자를 약정받았다.

이외에도 한국의 국가신용도가 상향 조정된 점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국내 자산투자 매력도가 상승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중화권 자본도 9월 제주도 헬스케어타운 개발에 9900만 달러 투자를 신고하는 등 꾸준히 국내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 자본을 중심으로 M&A형 투자가 전년보다 143.2% 증가해 과거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당시 국내 알짜기업 사냥이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지경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파악된 바로는 외국의 연기금과 같은 장기적이고 안정된 수익을 모색하는 자본이 많다”면서 “금융당국과의 상시적 감시 활동으로 추이를 면밀히 관찰하겠다”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