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 전쟁] 安측 “취재내용 삭제해라”…‘지금 검열해?’

입력 2012-10-05 00:53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 측 공보 담당자들이 기자들의 일부 취재 내용에 삭제를 요구해 ‘검열’ 논란이 불거졌다.

안 후보는 4일 광주와 전주를 찾아 이틀째 호남 방문을 이어갔다. 그러나 기자단 대표(풀 기자단)로 구성된 취재진이 광주 충장로를 방문한 안 후보를 동행하며 취재한 내용을 전체 기자들에게 공지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안 후보 측은 취재내용 가운데 “부정적인 표현이 많다”며 몇몇 구절의 삭제를 요구했고, 기자들이 반발해 갈등을 빚었다. 전날 여수 송도 가두리 양식장을 방문할 당시에는 안 후보와 풀 기자단이 주고받은 농담을 삭제해달라고 요구했다.

안 후보 측이 풀 기자단의 취재내용을 꼼꼼히 뜯어본 뒤 삭제를 요구하면서 취재내용은 전체 기자들에게 2~3시간 늦게 전달됐고, 이에 따라 보도 시점도 계속 늦춰졌다는 지적이다. 3일 취재된 내용이 이날 전달되기도 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공식 사과했다. 유 대변인은 전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더 정확하게 전달하려고 했을 뿐 별다른 의도는 없었다”며 “미리 협조를 구했어야 했는데 죄송하다”고 말했다.

한편 안 후보는 조선대 강연에서 “중앙과 지역 간 격차를 이대로 두면 심각한 수준을 넘어 위협이 될 것”이라며 “호남은 소외를 넘어 좌절에 이른 지역 간 격차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들이 ‘야권 후보 단일화 전제 조건으로 내건 정치 쇄신의 구체적인 조건이 무엇이냐’고 묻자 “조만간 밝히겠다”고 답했다. 또 대선 전 창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럴 시간이 있을까요”라고 되물었고, “후보 3자 회동을 다시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광주·전주=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