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후 첫 국정감사, 뱀 출현 소동… 들썩이는 ‘세종청사’

입력 2012-10-04 18:52

차분하다 못해 적막하기까지 했던 세종청사가 들썩이고 있다. 청사 이전 후 첫 국정감사를 준비하느라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청사 내부에서 뱀이 출현하는 사건까지 발생했기 때문이다.

국무총리실에 따르면 세종청사로 지난달 17일 이전했던 6개 부서는 당초 우려보다는 큰 불편 없이 국감을 준비 중이다. 국회에서 제출을 요구한 자료는 이메일로 전송하고 의견 조정도 유선으로 이뤄지고 있어 잦은 출장이나 소통 부재 등의 문제는 부각되지 않고 있다.

세종특별자치시지원단의 양홍석 총괄기획관은 4일 “대중교통이 열악해 직원들에게 야근을 지시하기 부담스럽다는 점을 빼면 큰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청사 통근버스 운행이 끝나는 오후 8시 이후엔 대중교통 이용이 사실상 불가능해 야근을 할 경우 택시비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양 기획관은 “업무시간에 최대한 집중해서 국감 준비 등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중동으로 이뤄지고 있는 국감 준비와 달리 청사 주변은 부산하다. 1층 식당과 5층 옥상 정원 등에서 일명 꽃뱀으로 불리는 ‘유혈목이’가 발견된 이후 청사 주변에 그물망을 설치하고 뱀의 접근을 막아준다는 봉숭아와 상추 등을 심었다. 뱀의 출현을 감시하기 위한 순찰도 이뤄지고 있다. 뱀 출현 이후 직원들 사이에선 “인간 ‘꽃뱀’을 조심해야 한다는 얘기는 많았지만 진짜 꽃뱀이 출현할 줄은 몰랐다”는 농담이 유행이 됐다.

세종청사 생활에서 이런저런 불편이 발생하고 있지만 불만의 목소리가 크지는 않다. 1차로 이전한 공무원들에 대해 입단속을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애로사항이 부각되면 이전을 앞둔 공무원 사회 전체가 동요할 수 있는 만큼 불만 표출을 자제시키고 있다는 얘기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