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100세 시대] 환절기라서 골골?… 위험신호 조기발견땐 ‘팔팔 청춘’

입력 2012-10-04 18:04


가을 날씨가 예사롭지 않다. 이달 들어 하루 중 일교차가 10도 안팎을 넘나드는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들쑥날쑥 변덕이 잦은 날씨가 올겨울 이상기후를 예고하는 조짐일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올 정도.

이렇게 일기가 고르지 못한데다가 기온마저 점점 낮아지는 때일수록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게 노약자와 만성질환자들이다. 특히 조심해야 할 질환들로는 날씨 변화에 민감한 고혈압과 뇌혈관질환, 그리고 근·골격 계통의 통증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노인의 날’(2일)을 계기로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원장원 교수의 도움말로 일교차가 큰 가을철에 특히 조심해야 될 노인성 질환의 치료 및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원 교수는 ‘노인병클리닉’과 ‘특이증상클리닉’을 운영하는 노인의학 전문가다.

◇나이 들면 온몸이 쑤시고 아프다?=어르신들은 평소 ‘여기저기 쑤시고 아프다’는 말을 많이 한다. 대개 나이가 들어서 그러려니 하고 단순히 생각하기 쉽고, 병원에 가도 특별한 원인이 없다는 말을 듣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란 말처럼 ‘원인 없는 결과’란 없는 법이다. 원 교수는 “100세 장수건강 시대에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수명까지 단축시키는 걸림돌인 노인병을 막으려면 무엇보다 몸에 나타나는 위험신호를 조기에 발견, 그 원인을 찾아 제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예로 목과 양측 어깨, 그리고 양측 엉덩이 부위가 한 달 이상 계속해서 아프고 뻣뻣하다고 호소하면 류머티즘에 의한 ‘다발성 근육통’을 의심해 보자. 이는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류머티즘성 관절염과는 다른 질환으로, 노인에게서만 나타나는 병이다. 진단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간단한 약물요법만으로도 잘 치료되는 것이 류머티즘성 관절염과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다.

또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있으면 근육통이 오고 몸이 뻣뻣하면서 힘이 없다고 느끼게 된다. 이 역시 혈액검사로 진단하며 갑상선호르몬 보충으로 수주일 내 회복이 가능하다. 뼈가 아프고 팔다리에 힘이 붙지 않을 경우 비타민D 부족으로 생기는 골연화증이란 병이 의심된다.

최근에는 고령자 사이에 섬유근육통이란 질환도 증가하고 있다. 60세 이상 여성의 8∼9%에서 발견될 정도. 만약 3개월 이상 안 아픈 곳이 없는 듯이 느껴지고 아픈 부위를 누르면 통증이 더 심해지는 고령 여성은 한 번쯤 이 병을 의심해봄 직하다. 단, 섬유근육통 때문이라면 근육통 외에 피로감, 감각 이상, 다발성 관절통, 몸 뻣뻣함 등의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유의하자.

◇뇌출혈의 약 75%는 고혈압이 원인=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시기엔 뇌졸중 등 뇌혈관질환 발생위험도 높아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기온이 높을 때는 많은 열을 방출하기 위해 혈관이 이완되며 혈액순환이 잘 이루어지지만, 기온이 급격히 낮아져 혈관이 수축하면 피가 지나는 통로가 그만큼 좁아져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사고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뇌혈관질환, 특히 뇌졸중은 그중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증상이다. 뇌졸중의 최고 위험인자는 한파에 민감한 고혈압이다. 또 뇌출혈의 약 75%는 고혈압이 원인이다.

뇌졸중이 발생하면 늦어도 3시간 안에 적절한 처치를 끝내야 한다. 보통 환자를 병원으로 후송하는데 1시간 이상, 응급실에서 혈관이 터지거나 막힌 부위를 찾는데 적어도 30분 이상이 소요되므로 정작 치료에 주어질 수 있는 시간은 아무리 많아야 약 1시간30분에 불과한 셈이다. 병원 후송이 늦어지면 그만큼 치료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 뇌손상 범위가 커지고, 후유증도 크게 마련이다.

원 교수는 “뇌혈관이 터지든(뇌출혈), 막히든(뇌경색) 뇌졸중이 발생했을 때는 최대한 빨리 병원으로 보내고 즉시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하는 것이 병의 극복은 물론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데 관건이 된다”고 지적했다.

또 혈압이 높은 사람들은 기름지고 짠 음식 섭취를 삼가고, 담배도 멀리 해야 한다. 아울러 운동을 통해 비만해지지 않도록 체중을 조절하며 혈관이 동맥경화로 인해 녹슬지 않게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