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중국 ‘나쁜 문화 DNA’ 기업 발목 잡는다… ‘누가 중국경제를 죽이는가’

입력 2012-10-04 17:58


누가 중국경제를 죽이는가/랑셴핑(다산북스·1만8000원)

파죽지세의 경제성장을 발판 삼아 세계 최강국 자리를 넘보는 중국. 그러나 이면에는 성장의 발목을 잡는 치명적 약점이 있다. 무엇일까? “중국은 어리석다”고 과감히 말하는 저자는 성장을 가로막는 약점을 찾아 지금의 중국을 만든 중국 문화의 뿌리, 중국인의 숨겨진 심리와 콤플렉스를 흥미롭게 추적한다.

저자는 중국 문화의 ‘나쁜 DNA’가 중국 기업에 어떤 악영향을 끼치는지 분석한다. 토종 정보기술(IT)그룹 렌샹그룹의 예에서 보듯, 중국 기업은 어느 정도 사업 규모를 갖췄다 싶으면 무조건 몸집 부풀리기에 나서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이는 요행심리 탓인데, 저자는 중국인들이 추앙해 마지않는 제갈량에서 근원을 찾는다. 삼국지에 등장하는 유비의 책략가 제갈량은 추운 겨울에 전혀 불어올 가능성이 없는 동풍의 힘을 빌려 적벽대전에서 대승했던 것이다.

저자는 나아가 중국의 ‘어리석은 문화’ 사례에 대해 하나하나 분석을 시도한다. 예컨대, 양쯔강을 무대로 소금 사업으로 엄청난 부를 거머쥐었던 휘상은 산업자본으로 전환시키지 못하고 과시적 건축의 에피소드만 남긴 채 역사 뒤편으로 사라졌다. 그래서 저자는 문화가 바로 서야 기업이 바로 선다고 일갈한다. 이지은 옮김.

손영옥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