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룡 목사의 기독교, 안티에 답한다] ‘예수는 신화다’에 대해
입력 2012-10-04 18:01
프리크와 갠디의 도전 “예수 이야기는 고대 신비종교에서 각색된 신화이다”
기독교가 고대 신비종교를 모방한 것이 아니라 혼합적인 신비종교들이 기독교를 베꼈다
“목사님, 대학생인 아들이 ‘예수는 허구적 인물이며, 고대 신화에서 모방한 것일 뿐이라고 하면서 더 이상 예수님을 믿지 않겠다’고 하는데 어떡하죠?” 필자가 어느 신학대학에서 기독교 변증학을 가르칠 때 한 만학도가 하던 고민이었다. 오늘날 기독 청년들 중에는 기독교 신앙에 대한 잘못된 정보로 인해 신앙의 갈등을 느끼거나 교회를 떠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티모시 프리크와 피터 갠디가 쓴 ‘예수는 신화다’는 예수님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책이다. 이 책은 지난 10년간 젊은이들 사이에서 꾸준히 읽혀졌으며, ‘예수는 신화적 허구에 불과하다’는 잘못된 주장이 한국 사회에 퍼지게 만든 대표적인 책이다. 프리크와 갠디는 ‘예수는 신화다’에서 예수 이야기는 고대 신비 종교들에서 각색된 허구적 신화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고대 지중해 세계에 존재했던 다양한 신비종교인 오시리스-디오니소스 신화들 중에서 각색된 신화가 바로 죽었다가 부활한 신인(godman) 예수라고 말한다. 그 구체적인 증거로서, 고대 신비종교들에는 죽은 지 사흘 만에 부활해서 하늘로 올라가는 신이 있으며, 결혼식장에서 물로 포도주를 만드는 신도 있고, 최후 심판 날에 심판 주로서 다시 돌아오는 신도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신의 죽음과 부활을 빵과 포도주 의식으로 기념하는 신비 종교도 있다고 밝힌다. 이처럼 고대 신비종교에서 베낀 것이 기독교의 출발이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은 안티기독인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주었으며, 공중파 방송에까지 영향을 끼쳤다. 지난 2008년 SBS ‘신의 길 인간의 길’ 제1부 ‘예수는 신의 아들인가’라는 다큐멘터리는 예수가 실제 역사적 인물이 아니라 신화의 인물일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내용이었다. 그 프로그램은 ‘예수는 신화다’의 내용을 토대로 만들어진 것으로 마치 예수를 신화의 인물로 착각하게끔 하였다. 게다가 그 프로그램을 만든 PD도 ‘예수는 신화다’를 읽고 그 다큐멘터리를 만들 동기를 얻었다고 한다. 이처럼 ‘예수는 신화다’의 영향력은 실로 막대하다. 그렇다면 과연 그 책은 진실을 말하고 있는가? 그 책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사실 프리크와 갠디의 주장은 학문적으로 뒷받침될 수 없으며, 그들의 주장을 믿을 만한 타당한 근거가 없다. 첫째, 기독교가 발생하기 이전에 기독교의 주요 교리들을 모두 갖춘 고대 신비 종교는 단 한 개도 존재하지 않았다. 따라서 기독교가 그 교리를 빌려 올 만한 모본이 없었다. 기독교와 고대 신비종교를 비교 연구한 군터 와거너 박사는 “최고로 빼어난 그 신비 종교는 결코 존재하지 않았다. 매우 확정적으로 AD 1세기에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명확히 밝힌다. 그러므로 기독교가 그 교리를 베껴올 만큼 완성된 신비 종교는 예수님 당시까지는 존재하지 않았다.
둘째, 기독교 발생 이전에 ‘죽었다가 3일 만에 다시 살아난 신들’은 아무도 없었다. 기독교가 그 내용을 빌려 오려면 기독교 이전에 죽고 부활한 신들이 있어야만 한다. 그러나 유명한 학자들은 한결같이 그 가능성을 부인한다.
고대 신화를 깊이 연구한 T. N. D. 메팅거 박사는 주장하기를 “기독교 이전에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신들은 없다”고 밝힌다. 고대 신화의 권위자인 에드윈 야마우치 박사는 마르둑 또는 디오니소스 신화에는 부활이 없다고 한다. 신화 연구에 저명한 에버레트 퍼거슨 박사는 “디오니소스나 그 종교에 입문한 사람들은 죽음에서 다시 살아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증언한다. 하버드 대학의 헬무트 쾨스트 박사도 고대 신화에서 아티스나 오시리스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다는 말이 없다고 명확하게 주장한다. 따라서 저명한 학자들의 견해에 의하면, 기독교 이전에 죽고 부활한 신화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기독교와 유사한 점들을 보이는 신비 종교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셋째, 학자들은 기독교와 유사점을 보이는 신비 종교들의 의식은 오히려 기독교 발생 후에 기독교로부터 모방한 것으로 본다. 초기 기독교는 처음부터 매우 배타적이었다. 따라서 다른 종교를 모방하려 하지 않았다. 그러나 고대 신비 종교들은 처음부터 혼합주의를 지향하였다. 모든 것에 포용적이고 혼합적이었던 신비 종교들은 AD 2세기 후반부터 3세기에 기독교 신앙으로부터 적극적인 모방을 시도하였다. 따라서 프리크와 갠디가 ‘예수는 신화다’에서 제시한 기독교와의 유사점들은 거의 다 2세기 후반 또는 3세기 자료들에 근거한 것들이다.
분명한 것은 기독교와 신비종교의 유사점들은 AD 1세기나 그 이전에는 발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들은 처음부터 배타적이었던 기독교가 베낀 것이 아니라, 시작부터 혼합적이고 모방적이었던 신비 종교들이 기독교와 경쟁하면서 기독교를 모방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프리크와 갠디의 ‘예수는 신화다’는 저명한 학자들로부터 그 학문성을 인정받지 못한다.
예수님 당시 예수의 사역을 사사건건 반대하고 훼방한 바리새인들이 있었다. 그들은 예수께서 가르치는 말씀을 들었고 기적을 직접 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은 그분을 믿지 않았다. 왜 믿지 않았는가? 증거의 부족 때문이 아니라 그들의 마음이 굳어 있었기 때문이다. 마음이 교만하고 굳은 사람은 하나님의 음성을 듣지 못하고 진리를 분별하지 못한다. 오직 하나님 앞에서 겸손한 마음을 가지고 진리를 사모하는 마음을 가질 때, 진리이신 예수님을 만나게 된다. “하나님께서는 교만한 자를 물리치시고 겸손한 사람에게 은혜를 베푸십니다.”(벧전 5:5)
(서울 큰나무교회· 기독교 변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