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오장은 쏘아올린 하얀공에 서울은 또 작아지고… 수원 통산300승 환호
입력 2012-10-03 21:54
프로축구 K리그 수원 삼성은 FC서울과의 경기를 북벌(北伐)이라고 부른다. 말 자체는 ‘북쪽에 있는 적을 정벌한다’는 의미지만 수원 팬들은 ‘북쪽에 있는 라이벌 서울을 정벌하자’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런 자극적인 문구가 나돌 만큼 수원과 서울은 앙숙이자 영원한 맞수다. ‘슈퍼 매치’라고 불리는 두 팀의 대결은 국내 프로 스포츠 최고의 흥행카드다. 2009년 국제축구연맹(FIFA)은 전 세계 20개 더비 매치 순위를 매기면서 이들의 맞대결을 7위에 올려놓기도 했다. 개천절인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엔 4만3352명의 구름관중이 몰려 이번 시즌 4번째 ‘슈퍼 매치’에 열광했다. 결과는 홈팀 수원의 1대 0 승리.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그룹A 34라운드에서 승리를 거둔 수원은 17승8무9패로 승점 59점을 기록, 울산(57점)을 제치고 2013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1∼3위)이 주어지는 3위로 뛰어올랐다. 울산은 수원보다 한 경기를 덜 치렀다. 수원의 전천후 미드필더 오장은은 결승골을 터뜨려 이날 경기장을 찾은 한국 축구 대표팀의 최강희 감독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수원은 이날 승리로 ‘슈퍼 매치’ 7연승(FA컵 포함)을 내달렸다. 2010년 8월 28일(4대 2 승리)부터 서울에 한 경기도 내주지 않은 것. 1996시즌부터 K리그에 참가한 수원은 통산 640경기를 치러 300승165무175패를 기록, 성남(758경기)이 보유한 K리그 최단 기간 300승 기록을 깼다. 반면 리그 선두 서울은 최근 수원전 6경기에서 한 골도 뽑아내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이번 시즌 수원전 4전 전패. 리그 연승이 ‘5’에서 멈춘 서울(22승7무5패·승점 73점)은 이날 부산(승점 48점)과 2대 2로 비긴 2위 전북(승점 69점)에 승점 4점 차로 쫓기게 됐다.
0-0으로 팽팽한 가운데 시작된 후반. 오장은은 후반 5분 페널티지역 오른쪽 측면으로 공을 몰며 치고 올라가다 문전으로 크로스성 슈팅을 날렸다. 공은 왼쪽 골포스트를 때린 뒤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경남은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제주와의 경기에서 0대 0으로 비겼다. 경남은 13승5무16패가 됐고, 제주는 12승11무11패를 기록했다.
그룹B 선두 인천은 홈구장에서 2골을 몰아친 이윤표의 활약을 앞세워 대구를 2대 1로 물리쳤다. 인천은 스플릿 시스템 적용 이후 4경기 연속 무패행진(3승1무)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남과 강원은 0대 0으로, 광주와 대전은 1대 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