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카쿠분쟁 세계 경제 악영향” 라가르드 IMF총재 이례적 개입 발언
입력 2012-10-03 19:03
중국과 일본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놓고 벌이는 분쟁에 대해 글로벌 금융을 총괄하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수장들조차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중국 핵잠수함들이 센카쿠 인근 해역에 파견된 미국의 항모전단을 조준하고 있다는 출처가 분명치 않은 주장도 중국 인터넷 매체에 올라왔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2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일본 기자들과 만나 다음 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IMF·세계은행 연차총회에 중국 금융계가 불참하는 등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자 “지금 세계경제는 두 나라가 모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각성을 촉구했다.
라가르드는 “중국과 일본은 세계경제의 핵심 견인차”라면서 “두 나라도 영토 문제로 다투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웃 나라와 공존하는 이상 어느 정도 관용이 요구된다”며 양국 간 절충 필요성을 지적했다고 교도통신이 3일 보도했다. IMF 총재까지 중·일 간 영토 분쟁에 개입하는 발언을 한 것은 이례적이다. 연차총회 참석차 2일 도쿄를 방문한 김용 세계은행 총재는 독도, 센카쿠 문제와 관련해 “3국 지도자들이 난제를 해결할 방도를 찾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4대 시중은행인 중국은행, 농업은행, 건설은행, 공상은행이 IMF·세계은행 총회 참석을 취소하거나 일본 지점 관계자가 대신 가도록 했다고 보도했다.
오는 29일부터 나흘간 오사카에서 열리는 국제금융거래 표준에 관한 행사에도 공상은행, 농업은행, 중국은행이 참석을 취소했다. 농업은행 도쿄지점 관계자는 “솔직히 말해 중·일 관계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국이 아직 국제사회의 지도자가 될 자격이 없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중국 인터넷 매체인 차이쉰(財迅)닷컴은 3일 “중국의 핵잠수함들이 댜오위다오로 접근한 미 항모전단들에 핵미사일을 조준한 상태”라고 전했다.
차이쉰은 “미국의 조지 워싱턴호 전단이 지난달 30일부터 센카쿠 주변에 접근했고 다른 핵 추진 항모인 존 스테니스 전단은 센카쿠에서 약간 떨어진 남중국해상에 있는 것으로 안다”며 “중국의 핵탄두가 두 항모 전단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차이쉰은 “이는 1996년 대만 위기 당시 서해에서 중국 핵잠수함들이 아무도 모르게 미 항모를 추적하던 상황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