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 이사철인데…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 9년만에 최고
입력 2012-10-03 18:50
추석 연휴 이후 본격화할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세입자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재건축 이주 수요에다 윤달(4월 21일∼5월 20일) 때문에 결혼을 늦춘 신혼부부 수요까지 몰리면서 전세가격 상승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3일 국민은행의 전국주택가격 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9월 전국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62.1%로 2003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아파트·연립주택·단독주택을 모두 포함한 주택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도 58%나 됐다. 이는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가격이 8월보다 0.2% 하락한 반면 전세가격은 0.3% 오른 탓이다. 수도권과 서울은 각각 0.4% 상승, 오름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주택 유형별로는 아파트가 0.4% 올라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수원 권선동 대원아파트 전용 79.33㎡의 현재 매매시세는 1억7500만원인 반면 전세가격은 1억4250만원에 달하는 등 일부 지역 중소형 아파트의 경우 전세가율이 80%를 넘는 아파트도 속출하고 있다.
추석 이후에도 전세가격 오름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부동산포털 닥터아파트는 최근 10년간(2002∼2011년) 추석 이후 한 달간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떨어진 해는 2002년, 2004년, 2008년 단 세 차례뿐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해는 모두 전세가격이 올랐으며, 특히 전세대란이 벌어졌던 2010년과 2011년에는 각각 1.03%와 1.25% 상승하는 등 2년 연속 1%를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통상 전세가율이 높아지면 전세수요가 매수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지는데, 최근의 부동산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매수세를 촉진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가락시영아파트 등 재건축 이주 수요가 급증한 데다 집주인들은 집값 하락에 따른 손해를 세입자들에 전가하기 때문에 전세가격 상승 압력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전세대란 수준의 폭등세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수석팀장은 “가을 이사철 전세수요가 상당부분 9월 이전에 소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전세 상승률이 0.5% 미만에 그친 것으로 볼 때 전세 급등세는 한풀 꺾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