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격나선 웅진그룹 채권단 “공동관리인 선정·코웨이 조기매각을”
입력 2012-10-03 18:39
웅진그룹 채권단이 반격에 나섰다. 당장 법원에 공동관리인 체제, 웅진코웨이 조기 매각 등을 건의할 계획이다. 채권단은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지주사 동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신청이라는 ‘꼼수’를 쓴 웅진그룹에 당할 수만은 없다는 입장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신한은행을 중심으로 한 채권단은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 회생절차에 대해 5일 법원 심문에서 공동관리인과 웅진코웨이 조기 매각을 건의하기로 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웅진 측의 반응을 보고 대응 수위는 달라지겠지만 현재로서는 공동관리인 체제와 웅진코웨이 조기 매각이 채권자협의회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전했다.
채권단은 본인의 경영권 보존을 위해 법정관리를 선택한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에게 수천억원에 이르는 자산을 맡길 수 없다는 방침이다. 이에 다라 채권단은 기존 대주주의 그룹 경영권 제한을 강력히 주장할 예정이다. 다만 윤 회장이 회사 사정을 잘 안다는 점을 고려해 윤 회장과 채권단이 추천한 관리인의 공동관리 체제를 요구할 방침이다.
채권단은 웅진코웨이의 조기 매각도 원하고 있다. 팔 수 있는 것은 서둘러 팔아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웅진코웨이를 매각해 회사를 회생시킬 수 있는 데도 경영권과 회사를 지키기 위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는 게 채권단의 시각이다. 반면 웅진 측은 ‘제 때 돈이 들어오지 않아서 팔지 못한 것’이라며 버티고 있다.
또 채권단 내부에서는 계열사 매각에 이어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를 청산하는 초강수를 배제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채권단은 웅진폴리실리콘의 신디케이트론 분할상환 기일인 이날에도 웅진 측으로부터 연락이 없고, 채권단의 정보 요구에도 “모른다”로 일관하자 매우 불쾌한 표정이다. 심지어 채권단은 웅진 측 요구로 법원 심문이 5일로 연기됐다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채권단 관계자는 “웅진홀딩스는 영업을 하지도 않는 껍데기 회사여서 자회사 매각이 잘 되지 않을 경우 청산할 수 있고, 윤 회장이 아닌 다른 사람이 관리해도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