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 전쟁] 文 처음으로 安 제쳐… 단일화 주도권 잡나

입력 2012-10-04 00:32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가 지난달 19일 출마 선언 이후 다자대결에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게 뒤지는 첫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야권 후보 단일화를 놓고 문 후보와 안 후보 간 힘겨루기가 팽팽하게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문 후보에게 유리한 국면이 펼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서치뷰는 2~3일 조사 결과 다자대결에서 문 후보가 28.5%로 안 후보(27.4%)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39.9%로 40%대에 육박하며 1위를 지켰다.

그러나 단일화에 대한 안 후보의 입장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지난달 28일 정연순, 유민영 공동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사무실에는 ‘D-82’라는 숫자가 보인다. 저희가 앞으로 함께해야 할 시간들”이라고 했다. 대선 완주 의사와 함께 쉽게 후보를 내주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속이 까맣게 타들어가는 것은 민주당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의 3자대결 구도로는 정권교체를 달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강기정 최고위원은 3일 “새누리당 재집권을 막아야 한다. (안 후보가) 3자 구도로 가지 않을 것으로 믿고 싶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김한길 최고위원과 안 후보 측 박선숙 총괄본부장이 이날 안 캠프 사무실 앞 노천카페에서 회동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자리에서 김 최고위원은 “단일화로 누가 후보가 되든 민주당 소속으로 대선을 치러야 한다”고 강조한 반면, 박 총괄본부장은 “민주당의 쇄신 없이 단일화는 어렵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 모두 개인적인 만남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당 안팎에선 이들이 향후 단일화 과정에서 모종의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일화 논의를 여는 키는 ‘지지율’에 있다고 말한다. 리서치뷰 안일원 대표는 “안 후보가 단일화 조건으로 내건 ‘국민의 동의’를 판단하는 객관적 지표는 지지율”이라며 “안 후보가 하락세 흐름을 전환하지 못한다면 늦어도 10월 중순 정치 담판으로 단일화 논의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