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살았던 고향의 예배당, 어머니 품처럼 아늑… 신종수 기자 고향교회 방문해보니

입력 2012-10-03 21:23


추석날인 9월 30일은 마침 주일이었다. 새벽에 서울을 출발해 전주에 도착하자마자 동부교회로 향했다.

권사인 누나를 따라간 교회는 일부 리모델링을 하고 주차장을 넓히긴 했지만 옛 모습 그대로였다. 어릴 때 살았던 고향 교회에서 가족들과 함께 예배를 드린 것이 얼마 만인가. 평소 주일에는 예배를 본 후 서둘러 출근해야 하는 업무 특성상 좀처럼 고향 교회를 찾을 기회가 없던 차였다.

“어느 때나 하나님을 본 사람이 없으되 만일 우리가 서로 사랑하면 하나님이 우리 안에 거하시고 그의 사랑이 우리 안에 온전히 이루어지느리라.”(요한1서 4장)

교독문을 읽고 기도와 찬양을 하는 내내 감사가 넘쳤다.

강성찬 담임목사는 ‘화목’이란 주제의 설교를 통해 하나님과 화목하고 다른 사람들과 화목하라는 말씀을 전했다. 특히 다른 사람과의 화목은 그냥 이뤄지기 어렵기 때문에 자신이 먼저 소금처럼 조용히 녹아들고 희생할 것을 당부했다. 예수님이 자신을 화목을 위한 희생 제물로 삼았듯이 우리도 작은 예수가 되어 주변의 아주 작은 사람은 물론이고 실패한 사람, 가난한 사람, 병든 사람, 성숙하지 못한 사람이라도 정죄하지 말고 용납할 것을 권했다. 정죄는 정죄를 당한 사람을 죄짓게 하고 실족케 한다는 경고도 있었다. 사실 가족, 이웃과의 화목은 사랑을 통해 가능해질 것이다.

찬송을 하고 기도를 하는데 마음이 뜨거워졌다. 소금처럼 녹아들 것을 거듭 당부하는 목사님의 축도를 끝으로 예배를 마치고 예배당을 나서면서도 감동이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

이어 찾아간 동부교회 ‘부활의 동산’. ‘우리 어머니, ○○○ 권사 햇살처럼 여기 눕다’ 어머니의 묘비명은 세월이 갈수록 빛이 바래가고 있었지만 어머니에 대한 추억은 또렷했다.

평온하고 아늑한 묘원에서 가족예배가 진행되는 동안 가족들은 어머니가 가 계실 본향을 생각했을 것이다. 예배를 마치고 바라본 하늘은 축복처럼 맑고 화창했고, 산은 푸르고 싱그러웠다. 멀리 구이 저수지 쪽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신종수 기자 js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