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염성덕] 싸이와 빌보드 차트
입력 2012-10-03 22:44
나라마다 대부분 대중음악 순위를 집계해 발표한다. 우리나라에서는 2010년 2월 하순부터 가온 차트가 운영되고 있다. 주간 단위로 1위부터 100위까지의 대중음악 순위를 공개한다. 일본의 오리콘 차트, 영국의 UK 차트, 미국의 빌보드 차트 등이 있다. 모두 음악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음악차트를 표방하고 있다.
빌보드 차트는 세계 대중음악의 이정표 역할을 하는 최고 권위의 음악차트다. 1894년 미국 뉴욕에서 창간한 빌보드지가 1950년대 중반부터 대중음악 순위를 발표해 왔다. 매주 대중음악의 각종 장르를 세분화해 차트를 발표하는데, 크게 싱글 차트와 앨범 차트로 나뉜다. 싱글 차트인 ‘더 빌보드 핫 100’과 앨범 차트인 ‘더 빌보드 200’이 대표 차트다.
싱글 차트에서 1위를 가장 많이 한 가수는 비틀스로 20곡을 정상에 올렸다. 비틀스는 싱글 차트 1∼5위를 동시에 석권하는 진기록도 세웠다. 머라이어 캐리와 보이즈 투멘이 함께 노래한 ‘One Sweet Day’는 16주 동안 정상을 지켰다. 가장 오랜 기간 1위를 차지한 곡이었다. 빌보드 차트에서 1위를 하면 여러 대가 먹고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영예는 물론 돈도 거머쥘 수 있다.
아시아 지역 가수와 빌보드 차트와는 거의 인연이 없는 편이다. 일본 가수 사카모토 규(坂本九)가 1963년 6월 ‘스키야키’라는 노래로 3주 연속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했을 뿐이다. 국내 가수 중에는 김시스터즈가 1962년 ‘찰리 브라운’으로 싱글 차트 7위, 원더걸스가 2009년 ‘노바디’ 영어 버전으로 76위에 올랐다. 보아, 빅뱅, 지드래곤의 앨범 또는 미니음반이 앨범 차트 100위권에 들었다.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의 ‘강남스타일’이 UK 싱글 차트에서 1위를 했고, 호주 캐나다 핀란드 등 전 세계 10개국 공식 음악차트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계 최대 음원 사이트인 아이튠즈에서도 30여개 나라에서 1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13일 빌보드 싱글 차트 64위에 오른 ‘강남스타일’은 11위를 거쳐 두 주일 만에 2위에 올랐다. 팝의 양대 산맥인 UK 싱글 차트를 석권한 데 이어 3일 현재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눈앞에 두고 있다.
싸이는 빌보드 순위 발표에 맞춰 4일 오후 10시쯤 서울광장에서 팬들을 위한 무료 콘서트를 개최한다. 선전에 선전을 거듭하는 싸이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한국의 위상을 한층 높일 수 있는 제2, 제3의 싸이가 나오길 간절히 기대한다.
염성덕 논설위원 sdyu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