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세계적 언론으로 키워낸 설즈버거 전 발행인 별세

입력 2012-10-02 18:56

미국 뉴욕타임스(NYT)를 세계적 언론으로 키워낸 아서 옥스 설즈버거 전 발행인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8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NYT는 설즈버거가 뉴욕주 사우샘프턴의 자택에서 지병으로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그는 34년의 재직기간 동안 NYT 발행인과 CEO는 물론 신문의 모기업인 뉴욕타임스사 회장직을 두루 역임했다.

설즈버거는 뉴욕타임스사가 과거의 폐쇄적인 가족 중심 경영에서 탈피, 오늘날 신문과 잡지 외에도 TV와 라디오 방송 등을 거느린 거대 언론기업으로 거듭나기까지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NYT는 설즈버거의 조부가 1896년 사들인 이래 그의 가족이 줄곧 경영을 승계해 오고 있다.

설즈버거는 제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에 참여했고 이후 NYT 기자로 뉴욕과 런던, 파리, 로마 등에서 일했다. 그는 언제나 언론의 자

유를 위해 투쟁하기를 멈추지 않았다. 1971년에는 베트남전에 대한 국방부 기밀 문건인 ‘펜타곤 페이버’를 보도해 리처드 닉슨 행정부의 발행 중지 명령을 받았다. 그러나 대법원까지 가는 법정 싸움을 통해 결국 승소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설즈버거는 자유롭고 독립적인 언론의 중요성을 강력하게 믿었던 인물”이라며 “그는 NYT를 변신시켰고 NYT가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이고 존경받는 신문의 지위를 확보하는 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