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10곳 완전 자본잠식… 추가 퇴출 공포
입력 2012-10-02 21:30
국내 93개 저축은행의 2011회계연도(2011년 7월∼올 6월) 경영공시 결과 10곳이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들어섰다. 11곳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이 1% 미만이어서 추가 영업정지 가능성도 제기된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93개 저축은행 가운데 BIS 비율이 5% 이하인 저축은행은 13곳이다. 이 중 경영개선명령 대상인 1% 미만인 곳은 토마토2(-26.24%), 우리(-20.66%), 진흥(-7.45%), 경기(-2.86%), 세종(-2.09%), 유니온(-2.03%), 삼일(-1.46%), W(-0.4%), 신라(-0.34%), 골든브릿지(-0.32%), 오투(-0.3%) 등이다. 대형 저축은행의 퇴출로 업계 1위가 된 현대스위스는 3.02%, 웅진그룹 계열사인 서울저축은행은 1.64%에 그쳤다.
다만 금융 당국은 일부 저축은행이 결산일 이후 지난달까지 유상증자에 성공하거나 이달 유상증자가 예정돼 있는 만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삼일저축은행은 지난달 3일 39억원 유상증자를 완료해 BIS 비율이 5.04%로 올라섰다. 유니온저축은행은 지난 7월과 9월 두 차례 유상증자로 BIS 비율이 6.53%로 올랐다. W·세종저축은행도 유상증자로 인해 BIS 비율이 각각 6.60%, 5.75%로 올랐다. 신라저축은행은 지난 7월 50억원의 증자를 완료했지만 BIS 비율은 0.31%를 기록하는 데 그쳐 연말까지 500억원의 증자를 추가로 계획 중이다. 골든브릿지 저축은행도 오는 4일 30억원의 유상증자를 완료할 예정이다.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저축은행도 경기·골든브릿지·대원·삼일·세종·신라·우리·진흥·토마토2·W 등 10곳이다. 완전자
본잠식은 은행의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대출, 유가증권 투자 등의 자산 중 손실을 입을 위험이 있는 자산)으로 나눠 산출한 BIS와 조금 다른 개념으로 납입자본금마저 잠식, 결국 자본이 모두 바닥나게 되고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상태에 접어든 경우를 말한다.
금융 당국은 저축은행의 자본 확충 여부를 점검한 뒤 후속 조치에 나설 예정이다. BIS 비율이 위험수위로 내려앉거나 수익성이 악화된 곳에도 자구계획을 요구할 방침이다. 일부 저축은행의 경우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내년 초 추가 퇴출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증자·출연을 추진 중인 곳 가운데 상황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면서도 “다만 현재 추가 퇴출 여부를 논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 6월 말 기준 저축은행업계는 1조209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2조2037억원 적자에 비해 실적이 다소 호전된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저축은행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을 한 이후 점차 회복기에 접어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