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리그 2연속 우승 이끈 류중일 감독… “선수들 정상사수 의지가 일궈낸 쾌거”

입력 2012-10-03 01:09

류중일(49) 삼성 감독이 2년 연속 정규 리그 우승을 이끌며 명장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해 초보 감독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에 이어 아시아시리즈 우승까지 거머쥔 류 감독은 올해 다시 삼성을 1위로 조련하며 선동렬 KIA 감독에 이어 데뷔 직후 2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역대 두 번째 사령탑이 됐다. 그는 “작년엔 우연하게 페넌트레이스 1위를 했다면 올해는 정상을 지키려고 모두 하나가 되어 노력한 결과 얻어낸 소득이라 더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삼성이 2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원동력은 8개 팀 가운데 가장 안정된 투타의 조화다. 지난해 선동열 전 감독이 기반을 다진 ‘지키는 야구’를 통해 우승했다면 올해는 여기에 일본에서 돌아온 ‘거포’ 이승엽을 중심으로 한 타선의 강화가 더해졌다.

특히 이승엽-박석민-최형우로 이어지는 클린업트리오가 팀 타점(572)의 44%인 251타점을 합작한 덕분에 삼성은 팀 타점과 팀 득점(615), 팀 장타율(0.391), 팀 타율(0.273)에서 1위를 달리며 ‘공격 야구’를 펼칠 수 있었다. 전통적으로 불펜의 힘이 컸던 마운드는 탈보트와 고든 등 외국인 선수에 이어 토종인 장원삼과 배영수 등 선발이 업그레이드됐다. 투수진이 여유로운 삼성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한국시리즈에서 선발 투수를 계투진으로 투입해 상대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류 감독은 “1월 첫 선수단 미팅 때 ‘부상 없는 1년을 보내자’고 강조했고, 실제로 투타에서 크게 다친 선수 없이 시즌을 운영하다 보니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게 됐다”면서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삼성이 올 시즌 내내 좋았던 것만은 아니다. 초반엔 투타 엇박자로 5월까지 6위에 처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류 감독도 비난 여론에 시달렸다. 하지만 그는 당장의 성적이나 여론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선수들에게 자율과 책임을 강조한 뒤 끝까지 기용하는 리더십을 보여줬다. 그리고 선수들은 그의 믿음에 보답했다.

류 감독은 올해도 한국시리즈는 물론 아시아시리즈도 우승하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단기전인만큼 한 박자 빠른 투수교체, 한 박자 빠른 수비, 한 베이스 더 가는 과감한 주루로 승부를 걸겠다”고 밝혔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