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대선 여론조사] 박근혜, 한가위 대반격… 40대·서울·충청서 安에 역전
입력 2012-10-02 20:51
국민일보의 추석 여론조사 결과는 ‘안철수 하락, 문재인 정체, 박근혜 약진’으로 요약된다. 출마 선언 후 일종의 ‘컨벤션 효과’를 누리던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는 검증이 본격화되면서 지지율이 하락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과거사 사과와 안 후보 지지율 하락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그간의 하락세를 마치고 상승 모드로 돌아섰다. 3자 대결은 물론 양자 대결에서도 40대와 서울·충청권의 표심에 따라 희비가 갈렸다. 남은 대선 기간 동안 어느 쪽이 이들의 마음을 잡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될 것이란 얘기다.
◇‘세대의 독재자’ 40대, 이번엔 朴 손 들어=박 후보와 안 후보의 양자대결에서 박 후보는 46.2%를 얻어 안 후보(44.3%)를 오차범위 내에서 근소하게 앞섰다. 지난달 21∼22일 국민일보 조사 때는 안 후보가 49.9%를 얻어 박 후보(45.1%)를 제쳤다. 이번 양자대결 중 40대만 놓고 보면 박 후보가 50.4%, 안 후보는 42.3%였다. 반면 지난 조사 때는 안 후보가 40대에서 52.9%를 얻었고 박 후보는 41.3%에 그쳤다. 20·30대에서는 안 후보가 우위를, 50대 이상에선 박 후보가 앞서고 있는 명확한 세대 투표 국면에서 40대 표심을 누가 잡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린 셈이다.
3자 대결 추세도 비슷했다. 박 후보는 41.4%를 얻어 21.2%를 얻은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물론 안 후보(28.0%)도 이겼다. 지난 9월 조사 땐 박 후보 37.7%, 문 후보 20.7%, 안 후보 32.2%였다. 40대만 놓고 보면 박 후보 지지율은 당시 31.9%에서 43.8%로 껑충 뛰었고, 안 후보는 32.5%에서 25.1%로 지지율이 빠졌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은 2일 “이 세대가 결정하면 (승패가) 정해진다는 의미에서 40대를 ‘세대의 독재자’라고 한다”며 “하지만 이들이 아직까지 표심을 명확하게 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충청 잡은 사람이 이긴다=전문가들은 지역 구도로 보면 서울과 충청권이 대선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고 말한다. 박 후보와 안 후보 양자 대결의 경우 승자가 서울과 충청에서도 이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안 후보가 앞섰을 당시 안 후보는 서울에서 53.4%를 얻어 박 후보(39.4%)를 크게 앞섰다. 충청에서도 54.3%를 기록해 박 후보(42.9%)보다 높았다.
반면 박 후보가 이긴 이번 추석 민심 조사에서는 서울에서 ‘박 후보(47.0%) 대 안 후보(44.3%)’로, 충청에서 ‘박 후보(54.0%) 대 안 후보(36.6%)’로 조사됐다. 서울과 충청권에서도 10% 포인트 안팎의 지지율이 안 후보와 박 후보 사이를 왔다갔다한 것이다.
이는 박 후보와 문 후보의 양자대결 구도에서도 드러난다. 박 후보와 문 후보가 47.5%대 47.2%로 초박빙을 보였던 지난달 조사 당시 두 사람은 서울에서 ‘박 후보(47.1%) 대 문 후보(47.3%)’, 충청에서 ‘박 후보(48.2%) 대 문 후보(48.8%)’로 역시 접전을 펼쳤다. 이번 조사에서 박 후보는 47.8%로 문 후보(41.2%)를 앞질렀는데 지역별 표심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서울에서는 박 후보가 50.9%를 얻어 문 후보(38.0%)를 앞섰고 충청에서도 박 후보가 54.8%를 얻어 문 후보(39.5%)를 따돌렸다.
◇호남 표심, 전략적 양다리?=눈에 띄는 대목은 안 후보에 대해 확실한 지지를 보여줬던 호남 표심의 미묘한 변화다. 지난달 3자 대결에선 호남 응답자의 53.6%가 안 후보를 지지했고 민주당 후보임에도 문 후보는 28.0%에 그쳤다. 박 후보는 5.9%로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반면 이번 3자 대결에서는 안 후보를 지지한 응답자가 43.5%였다. 문 후보가 36.1%를 기록해 지난 조사보다 약진했고, 박 후보도 12.1%로 조사됐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호남은 전통적인 야권으로서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성향을 보여 왔다”며 “그동안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안 후보를 선호했던 호남 민심이 부동산 및 논문 관련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호남 지지자들이 미리 한쪽에 힘을 실어주기보다는 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마지막까지 두 후보를 지켜보려는 전략적인 판단이 실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