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80% “아버지 뒤이어 담임목회 무방”… 교회언론회 설문, 84%“세습 대신 후임·후계자로 불러야”

입력 2012-10-02 20:50

목회자 10명 중 8명은 아버지로 부터 담임목사직을 승계 받아도 무방하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한국교회언론회(대표 김승동 목사)가 최근 30∼60대 현장 목회자 11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버지의 뒤를 이어 목회하는 것에 찬성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 중 26%(30명)가 ‘찬성한다’는 입장을 나타났다. 또 ‘무방하다’(단, 후임자의 능력이나 자격, 후임자 선정 절차상 합법적이고 정상적일 때)는 53%(62명)였다. 반면 ‘반대한다’는 응답은 21%(24명)에 그쳤다.

‘세습이란 용어 선택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16%(18명)만이 ‘적절하다’고 답했다. 84%(98명)는 용어 선택이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대안으로 어떻게 부르는 것이 좋겠는가’라는 물음에 51%는 ‘후임자’로, 10%는 ‘후계자’로 부르는 것이 좋겠다고 답했다.

교회언론회는 이 같은 결과를 분석할 때 현장 목회자들의 감각이 외부 사람과 다른 것으로 보여지기도 하지만 반대로 세습 목회를 반대하는 이들이 목회 현장을 모르는 것으로 보인다고도 분석했다.

교회언론회는 담임목사직 대물림의 잘된 사례로 인천의 모 감리교 L목사, 대구의 장로교회 S교회의 L목사, 서울 침례교회 C교회의 O목사 등은 대를 이어 담임목회자가 되어 교회를 이끌어 가는 데 잡음이 없으며 오히려 전임 때보다도 더 좋은 결과가 있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나타난 결과와 현실이 그러함에도 반대하는 이들과 안티 기독교인을 설득할 만한 조치가 교계에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사례로 최근 강북의 J장로교회에서는 수십 년간 목회했던 목사가 자식에게 담임목사직을 물려주려다 교회공동체가 반대해 본인도 원로목사가 안 되고 자식의 후계 문제도 부결됐다.

교계는 찬반양론으로 나뉘고 있다. 후임 목회자 문제가 세습이라며 반대하는 이들은 교회법 적용과 교회공동체의 결정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녀는 무조건 안 된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하지만 담임목사 후임 문제는 선악의 문제라거나 사회문제, 진리와 비진리의 문제라고 보기 어렵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교회에 특수성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일반적 이해의 척도만 주장하는 것은 옳은 접근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교회언론회 대변인 이억주 목사는 “교회를 위하고 복음을 위한다고 하는 일이 오히려 장애가 되는 것은 아닌지 서로 깊이 기도하고 생각할 일”이라며 “창세기 13장에 나오는 아브라함과 롯의 경우처럼 지혜롭게, 덕을 세우는 원리를 따라야 할 것(롬 15:2)”이라고 조언했다.

유영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