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 전쟁] 다가온 단일화의 계절… 불붙는 ‘文·安 테이블’
입력 2012-10-02 21:39
대통령 후보 ‘단일화의 계절’이 다시 돌아왔다. 추석 연휴가 끝나면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논의가 불붙을 전망이다. 1997년 김대중·김종필(DJP), 2002년 노무현·정몽준 후보의 단일화 논의는 모두 10월부터 본격화됐다.
◇단일화 논의, 10월 중순 본격화될 듯=DJP 연합은 전격적인 담판으로 이뤄졌다. 1997년 10월 27일 김대중 후보가 자민련 김종필 총재 자택을 방문하면서 성사됐다. 김 전 대통령은 의회에서 공조를 취해오던 김 전 총재에게 ‘내각제 개헌’과 ‘권력분점’을 조건으로 단일화를 제안했다.
반면 노·정 후보 단일화 협의는 2002년 10월 말에야 본격화됐다. 노 전 대통령이 정책 노선이 다른 정 후보와의 단일화에 부정적이었기 때문이다. 지지부진하던 논의는 노 전 대통령이 10월 31일 “경선을 정식으로 제안하면 (단일화를)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급물살을 탔다. 이후 단일화 방식을 두고 수차례 협상과 재협상이 이어졌고 진통 끝에 후보 등록 직전인 11월 25일 새벽 타결됐다.
문·안 단일화는 노·정 단일화보다 훨씬 조건이 좋다. 야권에서 후보 단일화가 ‘필수’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문 후보도 안 후보가 출마하기도 전에 ‘공동정부론’을 제안한 바 있다. 또 DJP 연합과 달리 두 후보의 정치 노선이 유사해 야합이라는 비판을 받을 소지도 적다. 이를 고려하면 문·안 단일화는 노·정 단일화보다 시기가 당겨질 수 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도 최근 “10월 중순쯤 되면 단일화를 해야 된다는 국민들 요구가 빗발치게 나올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안 후보 측이 단일화에 아직 소극적이어서 후보 등록(11월 25∼26일)에 임박해서야 단일화가 최종 완료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지지율이 단일화 방식 결정할 듯=단일화 이전에도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신한국당에서 이인제 후보가 탈당하면서 보수층 표가 분산됐다.
단일화 직전인 10월 26일 실시된 한 일간지 여론조사를 보면 김대중 37.2%, 이인제 31.0%, 이회창 16.4%, 김종필 후보 4.7%였다. DJP 연합이 담판으로 정리될 수 있었던 것은 이처럼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컸던 점이 작용했다.
반면 2002년 단일화는 여론조사 방식으로 이뤄졌다. 단일화 협상이 추진되면서 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10%대에서 20%대 초반으로 올라섰고, 정 후보가 20%대 중반을 얻고 있었다. 두 후보의 지지율이 크게 차이나지 않아 담판으로 어느 한쪽이 양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문·안 단일화 역시 담판으로 실현될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다. 제1야당 후보인 문 후보가 대통령 후보직을 양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안 후보도 “강을 건넜고 다리를 불살랐다”고 말할 정도로 대선 완주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다.
때문에 여론조사나 국민경선 방식으로 단일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안 후보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의 양자 대결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고 있다. 3자 구도에서는 문 후보의 지지율이 안 후보보다 뒤처진다. 2일 공개된 국민일보의 야권 단일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는 문 후보가 안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의 지지율로만 본다면 안 후보는 일반 여론조사를, 문 후보는 민주당 조직 동원이 가능한 국민경선을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