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대선 여론조사] 야권 단일후보 적합도 文, 安 보다 6.7%P 앞서… 격차 더 벌렸다

입력 2012-10-02 20:50


야권후보 단일화 가상대결에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의 격차를 더 벌리며 앞서 나갔다. 다운계약서 작성 문제 등 검증 여파로 안 후보의 지지율이 주춤한 결과다. 하지만 안 후보 지지층에서 이탈한 유권자들이 그대로 문 후보 지지층에 흡수되지는 않았다. 문 후보 지지율 역시 추석 전과 비교해 정체 상태를 보였고 대신 특정 후보 지지를 유보한 무응답층이 대폭 증가했다.

국민일보가 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야권 단일 후보로 문 후보가 적합하다는 응답자는 43.7%, 안 후보는 37.0%였다. 격차는 6.7% 포인트로 문 후보(46.1%)가 안 후보(43.0%)를 3.1% 포인트 앞섰던 지난달 21∼22일 국민일보 조사보다 차이가 더 벌어졌다.

문 후보는 안 후보의 다운계약서 논란 같은 악재가 별로 없었지만 지지율이 크게 반등하지 못했다. 오히려 2.4% 포인트 하락했다. 그동안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두 후보 지지층이 상당 부분 겹치기 때문에 한쪽 지지율이 낮아지면 대체 인물인 다른 후보 지지율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해 왔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선 두 후보 모두 지지율이 하락한 대신 ‘모름·무응답’이 19.3%나 됐다. 지난달 조사에서 10.9%였던 무응답층이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글로벌리서치 김명준 이사는 2일 “야권의 대표주자격인 안 후보가 다운계약서 문제로 혼란한 상황에 놓이자 야권 지지층이 야권후보 전체에 대해 지지를 유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향후 검증 문제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다시 지지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 지지층에는 선뜻 문 후보 쪽으로 옮겨가기 어려운 집단이 상당 부분 존재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이번 조사에서 안 후보 지지율은 지난 조사와 비교해 호남권과 무당파층에서 각각 22.6% 포인트, 15.4% 포인트 급락했다. 하지만 문 후보 지지율이 상승하지 않은 것은 참여정부에 불만을 가진 호남 유권자들이 안 후보 지지를 유보하더라도 아직은 친노무현계 후보를 지지하는 데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기존 정당에 불신이 큰 무당파층도 같은 이유로 제1야당의 문 후보를 적극 지지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농·임·어업 종사자(11.3% 포인트), 블루칼라(12.0% 포인트), 주부층(11.9% 포인트)에서도 하락세가 두드러졌지만 이 계층에서 문 후보 지지율은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이는 중도·보수 성향이 강한 이들의 표를 흡수하는 데 그가 아직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