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추절 앞둔 베이징 ‘상납 행렬’… 지방관리들 상급기관에 인사차 몰려 극심한 교통정체
입력 2012-09-28 20:04
“최근 베이징 시내에 다른 성(省) 번호판을 단 차량이 엄청 늘었다.”
베이징대학 청렴건설연구중심 좡더수이(莊德水) 부주임은 28일 중국청년보(中國靑年報)에 이렇게 지적했다. 베이징∼홍콩∼마카오 고속도로 요금소에서 일하는 한 직원도 “요즘 베이징으로 들어오는 다른 지역 차량들이 상당수에 달한다”고 말했다.
중추절을 앞두고 지방 공무원들이 베이징으로 차를 몰고 와 상급 단위나 협력관계에 있는 기관에 인사를 하고 선물을 돌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중추절·국경절 연휴(9월 30일∼10월 7일)를 앞두고 베이징에서는 이번 주 내내 교통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평소 30분밖에 걸리지 않던 거리를 가는 데 2시간이나 소요되는가 하면 도심에서 택시 잡기는 ‘하늘의 별따기’가 됐다.
베이징시 교통위원회가 운영하는 웨이보 ‘자오퉁베이징(交通北京)’은 지난 25일 오후 교통정체지수가 8.7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교통정체지수 8에서 10 사이는 ‘심각한 정체’로 시내 대부분 도로에서 정체가 빚어진다는 뜻이다. 마침 25일 오후에는 비까지 내려 교통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좡 부주임은 명절을 앞두고 지방공무원들이 대거 베이징에 나타나는 현상에 대해 “중앙의 상급단위가 대다수 사업에 대한 심사·승인권에다 자금 교부권과 인사권도 갖고 있어 이들 기관과 좋은 관계를 맺고 싶어 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베이징뿐 아니라 공산당 성위원회가 있는 수많은 도시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시나 현에서는 성으로, 성에서는 베이징으로 향하는 옥상옥 관계가 형성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