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 전쟁] 아침엔 텃밭… 오후엔 고향… ‘文 닳도록’
입력 2012-09-28 19:35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는 28일 이른 아침부터 광주 민주화운동 유족 방문, 5·18 묘지 참배, 광주 말바우시장 방문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하며 호남 민심을 향해 다가갔다. 오후에는 충남 대전 부산을 누비며 광폭 행보를 이어갔다.
문 후보는 5·18 민주화운동 때 고교 1학년 아들을 잃은 문건양(76) 김길자(72)씨 부부의 자택을 방문해 아침식사를 한 뒤 함께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았다. 김씨가 아들 묘소의 비석을 어루만지며 눈물을 흘리자 문 후보는 “언제 눈물이 마를까요. 민주주의 광주의 자랑스런 역사에…”라고 위로했다. 문씨는 “아들이 전남도청에서 총에 맞아 목숨을 잃었는데 그 전남도청을 철거하지 말고 꼭 보존해 달라”고 요청했고, 문 후보는 “강운태 광주시장이 거기를 다 사들여 평화광장, 민주광장을 만들자고 해서 제가 그러자고 합의했다”고 답했다. 문 후보는 1987년 민주화운동 때 경찰의 최루탄을 맞고 숨진 고(故) 이한열 열사 묘역도 참배했다.
문 후보는 묘지 참배를 끝내고 나오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민박기념비’가 땅에 묻혀 있다는 얘기를 듣고 길을 되돌아와 이곳을 밟고 지나갔다. 이 비는 전 전 대통령이 재임 중 82년 전남 담양을 방문한 뒤 민박기념비를 세우자 광주·전남 민주동지회가 89년 부순 후 5·18 묘지 입구에 사람들이 밟고 지나도록 묻어 놓은 것이다.
말바우시장에서는 상인들에게 일일이 고개를 숙이며 “광주·전남도 같은 값이면 민주당이지 않겠느냐. 믿고 맡겨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경쟁자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다운계약서 논란에 대해선 “검증은 불가피하겠지만 지나치게 편파적으로 (검증이) 이뤄져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으로 이동한 문 후보는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전투복으로 갈아입고 직접 각개전투훈련에 참여했으며 훈련병들과 점심도 함께 했다. 또 대전에선 염홍철 시장과 면담하고 대전역에서 시민들에게 추석 귀성인사를 건넸다. 저녁엔 부산역으로 옮겨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문 후보는 추석 연휴에 공식 일정을 잡지 않고 자택이 있는 양산과 지역구인 부산을 오가며 가족·친지와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추석 당일엔 양산에서 차례를 지내고 부친 선영에 성묘한 뒤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다. 권양숙 여사는 아들이 있는 중국에서 추석 연휴를 보내기로 해 권 여사 면담은 이뤄지지 못할 전망이다. 문 후보는 또 정책 공약을 마련할 미래캠프 인선 등 추석 이후 구상도 가다듬을 계획이다.
광주 대전=백민정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