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미트 구글 회장 연세대 강연 “실패 두려워 않는 ‘미친’ 사람들과 친하라”

입력 2012-09-28 16:56

“싸이의 강남스타일 같은 K-팝은 한국적 현상이지만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에 ‘연결(connect)’되면서 엄청난 관객이 생겨났습니다.”

에릭 슈미트(57) 구글 회장이 28일 오전 10시 서울 신촌동 연세대 백양관에서 대학생 5명과 대담 형식의 ‘구글 에릭 슈미트와의 대화’를 가졌다. 슈미트 회장은 학생들에게 자신의 삶과 구글, 한국의 놀라운 정보기술(IT) 발전상에 대해 얘기했다.

그는 “4년여 전 한국에 왔을 때보다 스마트폰을 쓰는 사람이 훨씬 많아졌더라”며 “우리는 이제 어디에서나 누구든지 연결돼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슈미트 회장은 학생들에게 “여러분이 아침에 일어날 때 무엇을 가장 먼저 보는가”라고 물은 뒤 “그것은 휴대전화”라고 스스로 답했다. 이어 “이것이 바로 우리가 ‘연결’된 세상에 살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그가 양복 주머니에서 ‘넥서스7’을 꺼내 보이며 “매우 싸다”고 말하자 학생들의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는 이어 “변화하는 스마트폰 세계에서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는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홍보도 잊지 않았다. 대학생들에겐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미친’ 사람들과 친해지라고 조언했다. 슈미트 회장은 “항상 나보다 더 똑똑하고 더 독특하고 더 미친 사람들을 좋은 친구로 두라”고 강조하면서 “나도 20대 때 큰 도전을 하진 않았지만 대신 특별한 사람들과 많이 사귀었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최고경영자(CEO)로서 가장 필요한 덕목이 무엇인가 묻는 질문에 슈미트 회장은 “자신을 정확히 아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결정을 내릴 때는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됐는지 자신을 돌이켜 생각해 봐야 한다”며 “사람들과 철저하게 토론하고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한 결과를 고심한 뒤 함께 결론을 내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슈미트 회장의 방한은 세 번째지만 대학 강연은 처음이다. 슈미트 회장이 강당에 들어서자 1000여명의 학생은 일제히 환호하며 스마트폰을 꺼내 그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날 대담은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그는 전날 싸이와 함께 ‘말춤’을 춘 일화를 얘기하며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을 한국에서 만났다”고 말해 웃음을 끌어내기도 했다.

리눅스(LINUX) 업체인 노벨사의 최고경영자를 거쳐 2001년부터 구글에 몸담아 온 그는 지난 1월부터 구글 회장 겸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 중이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