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족의 정을 나누며 주위를 살펴보는 추석
입력 2012-09-28 16:48
올 추석은 주말과 겹쳐 연휴가 짧기는 하지만 개천절이 징검다리 휴일로 끼어 있어 예년의 휴일과 엇비슷하다. 국토해양부는 올 추석 전국 예상 이동 인원은 2900만명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추석 2670여만명보다 훨씬 많은 수치다. 민족 명절에 이동 인원이 해마다 늘어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신풍속도라 할 만하다.
현대사회 특징 중 하나가 전국이 도시화되고 개인의 고립감이 심화되는 것이다. 사회가 점점 팍팍해짐에 따라 마음을 푸근케 하는 가족 친지들과의 만남은 그만큼 소중해진다. 만나는 사람이 정해져 있다시피 한 일상을 벗어나 세대와 지역과 계층이 뒤섞여 윗세대를 기리고 서로 정을 주고받다 보면 훤한 마음이 넘쳐나게 된다. 지금까지 자신의 부족한 점을 깨닫게 되고, 거기에서 새로운 힘을 얻어 또 다른 내일을 계획하게 된다.
가족의 소중함을 새기면 새길수록 가족을 넘어 이웃과 사회를 생각할 수 있게 된다. 이 점이 가족 친지들과의 만남에서 얻는 사회적 수확이다. 우리 주변에는 즐거운 명절이면 더욱 외로워지는 사람이 많다.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 시설 수용자, 실직자, 우리 사회에 정착하지 못한 탈북자와 해외에서 온 근로자…. 그런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마음씨를 갖는 것은 좋은 사회를 만드는 출발점이다.
이번 추석은 80여일 후에 대통령 선거가 있어 민심의 향배를 점검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주요 후보 세 사람의 면면이 어느 정도 드러난 상황이기 때문에 집집마다 대선 이야기가 화제의 중심이 될 것이다. 평소 의견을 나누기 어려웠던 여러 사람들로부터 각기 다른 의견을 듣고 자기의 생각을 조정하게 되는 중요한 토론장이다. 추석 안방여론은 각종 여론조사 결과와는 달리 유권자 개인의 생각에 곧바로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대선 중반 정국을 좌우할 만한 민심으로 주목받게 될 것이다.
그런 만큼 나라의 앞날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대통령 선거를 권력 대결의 전투가 아니라 나라의 미래를 위해 일을 잘할 수 있는 일꾼을 선출하는 이벤트로 받아들이는 자세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