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 화산中, 스리랑카에 한글보급 나섰다… 교사 파견·학생 교류·교재 지원
입력 2012-09-27 19:30
전북 완주군 산골에 있는 화산중학교에 27일 귀한 손님들이 대거 찾아왔다. 스리랑카 반둘라 구나와르다나 교육부 장관과 교육부 간부 등 6명이 이 오지학교를 방문한 것이다. 이들은 이날 교실과 교정을 둘러보고 학교 측에서 마련한 ‘한글세계화’ 행사에 참석했다. 이들을 환영하기 위해 완주군수와 완주교육장 등 지역인사 50여명도 동석했다.
화산중은 최근 스리랑카에 한글을 보급하는 모태가 됐다. 이 학교 심의두(77) 이사장과 김선숙(여) 교장 등은 한 달여 전 스리랑카를 방문해 현지 교육부 장관과 외무부 장관을 잇따라 만나 한국어 교육을 주고받기로 합의했다.
이에 화산중은 스리랑카에 10여명의 교사들을 보내 한글을 가르치기로 하고 올해 말 2명을 파견키로 했다. 파견교사는 퇴직교사 중에서 뽑을 방침이다. 파견교사들은 먼저 현지 교사들을 상대로 한글을 가르쳐 이들이 향후 학생들을 지도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양측은 중학생 2명씩을 교환학생으로 보내기로 했다. 다음달 처음 화산중에 와서 3개월간 머물 예정인 스리랑카 학생들은 스리랑카 정부 고위관리의 자녀들로 알려졌다. 더불어 화산중은 스리랑카 현지 학교에 칠판 등 1억원 상당의 학습 기자재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는 학교 안에 한글세계화운동본부를 세우고 총재를 맡은 심 이사장이 추진한 사업의 하나로 성사됐다. 화산중은 다음달 중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의 한 중학교와 자매결연을 하고 한국어교실을 열 예정이다. 스리랑카 언어는 한국어와 어순이 같아 교습과 습득이 쉬울 것으로 전해졌다.
반둘라 장관은 이날 학생들을 상대로 특강을 했다. 그는 “콜롬보에 본부를 세우고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1000여개의 학교에 한국어 강좌를 열 예정”이라며 “2016년쯤에는 한국어 능력시험도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처음 한글로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배웠다는 반둘라 장관은 “화산중의 시설이 좋고 학생들이 활기차 보여 좋았다”며 “이곳 학생들도 스리랑카에 와서 세계언어를 배워 나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심 이사장은 “한글을 세계어로 만드는 운동은 우리나라를 최강국으로 만드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며 “시골학교지만 각국에 한국어를 보급하는 산실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1963년 문을 연 화산중은 1985년 국내 최초로 의무교육시범학교로 지정된 뒤 2005년 첫 자율중이 되었다. 전국에서 뽑힌 352명이 공부하고 있고, 교직원이 70명이 넘는다.
완주=글·사진 김용권 기자 ygki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