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 전쟁] 외부인사 영입 난항… 추석 뒤로 미뤄진 朴 ‘히든카드’

입력 2012-09-28 00:40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최종 인선을 추석 이후로 미뤘다. 외부인사 영입이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외부 인사 몫으로 남아 있는 선대위 핵심 보직은 공동 선거대책위원장과 국민대통합위원장 정도다.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장과 같은 급이다.

박 후보는 27일 국회 본회의 참석 외에 다른 공식 일정을 잡지 않았다. 때문에 당 안팎에선 “추석 이후 해결해야 할 과제인 선대위원장, 국민대통합위원장 인선을 위해 외부 인사와 활발히 접촉 중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송호근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가 공동 선대위원장 후보로 부상했다. 최경환 비서실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선대위원장으로 거론되고 있는 복수의 후보 중 한 사람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박 후보와 송 교수 사이에 상당한 교감이 이뤄진 것으로 안다”며 “큰 비중을 두고 선대위원장 후보로 논의되고 있다”고 했다. 송 교수 역시 통화에서 “새누리당 측으로부터 공식적인 제안은 없었지만, 제안이 올 경우 고려해 보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한다”며 여운을 남겼다. 박 후보가 송 교수의 경제민주화에 대한 소신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내에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일각에선 “송 교수의 평소 소신으로 볼 때 보수색이 짙어 통합형 인사라고 보기 힘들고, 선대위원장과 같은 요직을 맡기기엔 대중성이 부족한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중도 외연 확장을 위해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여권 인사인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영입했듯이 ‘명망 있는 야권 성향의 인물’이 필요하다”며 “박 후보로선 쉽지 않은 작업”이라고 말했다. 당 관계자는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수석을 역임했던 인사와 접촉을 했지만 친노(親盧·친노무현계) 진영의 보복을 두려워하며 고사하더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박 후보 주변에서는 국민대통합위원장으로 유신시대 반체제 인사로 유명한 시인 김지하씨와 국가인권위원장을 지낸 안경환 서울대 법대 교수 등이 추천됐다는 얘기도 들린다.

당 화합의 ‘바로미터’인 당내 비박(非朴·비박근혜계) 인사 영입도 난항에 빠졌다. 선대위원장과 국민대통합위원장 등으로 거론됐던 이재오 의원은 본회의 참석 직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 후보와) 만나서 무슨 얘기를 할 것이 있나”라며 회동에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이 의원과 함께 ‘영입 1순위’로 지목됐던 정몽준 전 대표도 26~27일 있었던 선대위 인선에 포함되지 않아 박 후보의 당내 포용력에 문제가 생긴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한편 박 후보는 당 재외국민위원장인 원유철 의원과 18대 국회에서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을 지낸 박진 전 의원, 허태열 전 최고위원, 경선캠프 재외국민본부장이었던 방송인 자니윤씨를 공동 재외선거대책위원장에 임명했다.

박 후보는 28일 정치적 기반인 대구를 찾는다. 이 지역 방문은 지난 7월 17일 대구 안일초등학교에서 교육정책을 발표한 이후 두 달여 만이며 대선 후보 자격으로는 처음이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