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야권 단일화 지금 여론은] 호남 민심, 安이 압도… 추석이후 관건
입력 2012-09-27 18:47
올 대선의 최대 쟁점인 후보 단일화 문제를 놓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 간 신경전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안 후보 측이 아직 큰 관심을 보이지는 않지만, 안 후보가 50% 이상의 압도적 지지율을 얻지 못하는 한 야권 단일화는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많다.
단일화 문제는 두 후보 중 누가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에게 더 잘 대적할 수 있을지, 민주당 텃밭인 호남이 둘 중 누구를 선택할지, 차기 대통령으로서의 자질과 능력 면에서 누가 더 뛰어난지에 대한 판단에 따라 승자와 패자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에 대한 경쟁력 측면에서는 현재로선 각종 여론조사 지지율이 보여주듯 안 후보가 유리한 상황이다. 과거 및 기성 정치권을 상대하는 미래 및 새 정치세력으로서의 이미지가 문 후보보다 안 후보가 더 잘 먹히고 있기 때문이다. 정권교체의 명분은 문 후보가 더 선명하지 않느냐는 얘기도 있지만,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27일 국민일보 기자와 만나 “문 후보가 당선되면 정권교체 한 가지를 해내는 것이지만 안 후보가 당선되면 정권교체에 새 정치까지 두 가지를 성취하는 것이라고 보는 유권자들도 많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안 후보가 아파트 다운계약서 매매 등과 같은 도덕적 문제로 계속 발목이 잡힐 경우 아직 도덕적 문제가 덜 불거진 문 후보가 더 높은 경쟁력을 인정받을 수도 있다. 리서치뷰 안일원 대표는 “야권 유권자는 도덕성 문제에 예민하다”며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 때 박원순 후보가 ‘협찬 인생’ 한 방으로 지지율이 급락하지 않았느냐”고 했다.
현재 호남에서 안 후보가 문 후보에 비해 많게는 3배 정도의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어,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안 후보 쪽으로 단일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호남 민심은 수도권에 포진한 호남 출신 유권자들에도 영향을 미쳐왔고, 단일화 때 여론조사나 현장투표 등에서도 영향력이 크다. 따라서 추석 이후 호남 민심이 단일화 이슈의 키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차기 대통령으로서의 자질 측면에선 문 후보가 안 후보보다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많다. 국정운영 경험과 외교 및 남북문제를 직접 다뤄 보기도 했다. 특히 국회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문 후보가 안 후보보다 더 잘 풀어낼 것이란 기대도 있다.
단일화 문제가 중요한 만큼 두 후보도 적극 발언하고 나섰다. 문 후보는 오전 캠프 회의에서 “‘안철수 현상’은 결국 정당으로 수렴돼 정당 쇄신과 함께 반영될 수 있다”고 민주당 중심의 단일화를 강조했다. 하지만 안 후보는 캠프 사무실에서 지지자들과 만나 “정치에 제 몸을 바쳐 헌신할 생각”이라며 “불사른 과거의 다리를 쳐다보지 말고 미래의 다리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야권에서 단일화 이슈가 계속 달아오르자 새누리당 이정현 공보단장은 기자들에게 “야권 단일화는 A형 환자에게 B형 혈액을 수혈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손병호 김아진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