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인도선교 산증인 김영자 선교사] “뼛속까지 박힌 힌두문화 ‘말씀 파종’ 30년 걸렸다”

입력 2012-09-27 18:28


인도에는 76개 단체에서 파송된 847명의 한국 선교사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교회가 왕성하게 펼치는 인도선교는 1980년 한 독신여성의 헌신으로 시작됐다. 27일 전인도선교사대회에서 인도선교의 산증인 김영자(70·사진) 선교사를 만났다.

“1963년부터 부산문화방송 아나운서로, 69년부터는 서울 문화방송에서 성우로 일했죠. 21세 때 어머니의 갑작스런 소천으로 갑자기 가장이 됐고 인생의 목적을 찾지 못하다가 하용조 오대원 목사님을 만나 복음 안에서 삶의 의미를 발견했죠.”

김 선교사는 방송선교사를 꿈꿨다. 78년 필리핀 극동방송 아나운서를 지원했지만 4년간 비자가 발급되지 않다가 나온 곳이 인도였다. 그는 80년 서울 영락교회 파송을 받고 미국 언어연수를 마친 다음 82년 인도에 첫발을 내디뎠다. 첫 사역은 문맹퇴치를 위한 야학이었다.

“32개의 야간학교를 만들었지만 견고한 카스트제도와 뼛속 깊이 박혀 있는 힌두교 문화로 동기부여가 되지 않았어요. 결국 어린시절부터 말씀과 기도로 교육하지 않는다면 종교를 바꾼다는 게 불가능하다는 생각에 85년 유치원, 고아원 사역을 시작했죠. 그러나 먹여주고 입혀주는 그것도 한계에 부닥쳤어요. 생활에선 신앙교육이 됐지만 학교에선 철저한 힌두교 교육이 진행됐기 때문이죠.”

그렇게 89년 타미주 크리시나기리에서 4세 미만의 유아 39명과 함께 학교 겸 고아원을 시작했다. 성경공부와 기도회, 예배를 드리는 학교는 20년 만에 유치원부터 12학년(고등학교 3학년)까지 1500명의 학생이 재학 중인 트리니티 학교로 성장했다. 학교는 정부지원 없이 철저히 헌금과 수업료로만 운영된다.

“오병이어와 같은 그동안의 사역을 통해 목회자 6명이 배출됐고 선교단체에서 일하는 다수의 일꾼이 나왔습니다. 인도에는 12억 인구가 있고 하나님이 싫어하시는 우상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이곳의 변화는 결국 말씀과 기도밖에 없습니다. 어떤 계산 없이 인도 영혼 구원을 위해 자기를 내놓을 수 있는 열정적인 사람, 하나님만 의지해 주님이 부어주시는 기적을 체험할 정직한 일꾼을 부르고 계십니다.”

인도=글·사진 백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