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찾아 외길 18년 이원희 목사 ‘바이블시티 700’ 출간… 갈릴리 가나 등 성경속 성읍 678곳 답사

입력 2012-09-27 18:19


성경에 나오는 도시를 찾아 18년 동안 성지순례를 했다. 이스라엘과 요르단, 이집트 터키 그리스 시리아 이라크 이탈리아의 국경을 65차례나 넘나들고 지중해의 작은 섬을 돌아다녔다.

최근 ‘바이블시티 700’을 펴낸 한국성지미디어연구소 이원희(56·사진) 목사의 이야기다. 책에서 그는 부활한 예수께서 첫 번째 기적을 베푼 갈릴리 가나, 삼손이 죽은 가사, 부활한 예수께서 두 제자와 식사한 엠마오 등 성경 속 성읍 678곳을 다뤘다. 총 2760장의 사진과 함께 각 도시의 설명, 성경구절, 신학적 의미 등을 소개했다.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그는 성경 이해에 도움이 되는 장소와 신앙 관련 유적들을 집대성한 책을 펴내기 위해 고초와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이라크 남부에 있는 아브라함의 고향 갈대아 우르를 찾아간 때는 55도를 웃도는 살인적인 무더위였고 바울이 풍랑을 만나 구명정을 내린 그리스 최남단의 가우다 섬에서는 모기와 씨름하며 밤을 지새웠다. 2000년엔 전기밥솥을 가지고 이스라엘 국경 검문소를 통과하려다 지뢰로 오해받은 적도 있고, 이스라엘과 레바논 헤즈볼라의 전쟁이 있었던 2006년엔 성경에 나오는 아랍인 마을에 들어가 사진을 찍다 스파이로 오해받기도 했다.

이 목사는 1976년 신학교에 입학할 때부터 성경 속 도시들의 모습과 역사를 제대로 알고 싶은 꿈이 있었다. 94년 처음 이스라엘·요르단 성지 순례를 다녀온 뒤 그 꿈은 사명감으로 변했다. 대전신학대학교에서 성서지리를 강의하고 있는 그는 “현장 목회를 포기해야 했던 것은 아쉽지만 책과 순례를 통해 또 다른 목회 인생을 걷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목사는 “현장취재를 통해 증거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성경을 믿고 싶으나 신화 또는 전설같이 막연하게 느껴지는 사람, 성경에 대해 좀더 깊이 연구하고픈 신학생과 목회자, 성경이 어렵게만 느껴지는 성도에게 신앙의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바이블시티 700’의 기획·제작자인 이번성 목사는 “현재 영어판 번역 작업이 진행 중이며 주제별 색인, 전자책 발행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