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장애 여성 다섯명이 쓴 자신의 몸 이야기… ‘모든 몸은 평등하다’
입력 2012-09-27 17:40
모든 몸은 평등하다/김효진 외 (삶창·1만3000원)
건강한 몸만을 아름다움으로 여기는 사회에서 장애 여성들은 자존감을 찾기 쉽지 않다. 장애 여성 다섯 명이 자신의 몸에 대해 글을 썼다. 인권단체 장애여성네트워크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효진 최해선 강다연 이호선 박현희씨 등이다. 소아마비 후유증으로 양쪽에 목발을 사용하는 김효진씨는 언젠가 목발을 버리게 된다면 “블루스를 추고 싶다”는 희망으로 살아간다.
진행성 말초 신경염이라는 희귀질환으로 골반 아래와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최해선씨는 20대에 자신을 좋아한다며 결혼 이야기를 꺼낸 남자에게서 도망치고 싶었다고 털어놓는다. “내 몸도 주체하기 어렵고 오래 살 자신도 없는데 타인을 감당해야 하는 일이 버거웠다”는 것이다. 그는 장애란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적응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골형성부전증으로 몸이 굽고 휘어진 강다연, 소아마비로 두 발을 움직이지 못하는 이호선, 2002년 추락사고로 척수장애인이 된 박현희씨도 자신들의 몸 이야기를 솔직하게 들려준다. 장애 여성에 대한 차별과 불편한 시선을 걷어내기 위해서다. 이들이 비슷한 처지에 놓인 다섯 명을 인터뷰한 내용도 실었다. 자신의 몸을 넘어 타인의 몸에 공감하는 그녀들의 수다가 절절하다.
이광형 선임기자